박원순 서울시장은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내 헌법 개정을 완수하겠다고 밝힌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짜 국민권력 시대를 위한 개헌을 원한다면 박 대통령은 개헌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겨냥해 "87년 국민의 피와 땀으로 만든 '87 체제'의 전환을 그들을 탄압했던 불의한 세력의 손에 맡겨둘 순 없다"고 각을 세웠다.

박 시장은 "대통령 눈에는 최순실과 정유라 밖에 안 보이는지? 재집권 생각밖에 없는지?"라며 이날 개헌 제안이 '최순실 게이트' 등을 덮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민생과 국민경제를 송두리째 파탄 낸다고 매번 이야기한 '개헌의 블랙홀'이 열렸다"면서 "부도덕한 정권의 비리사건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지세요. 파탄 난 경제, 도탄에 빠진 민생부터 챙겨주세요. 국민이 살아야 개헌도 있고, 정치도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모두가 야합에 대한 생각과 이해득실만 이야기하고 있다. 정략과 재집권에 눈이 먼 늙은 정치인들의 손에 개헌을 맡길 순 없다"고도 했다.

박 시장은 "개헌은 대한민국 미래의 룰을 정하는 것이고, 시대를 바꾸고 미래를 바꾸는 것"이라며 "99% 국민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오로지 1% 최순실과 정유라만 생각하는 개헌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원 포인트 개헌'을 언급하자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신문 기사 사진을 올리고, "참 나쁜 대통령. 국민이 불행하다"고 같은 말로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동규 기자 merciel@yna.co.k, d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