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핵과 거리두기…"中외교부로부터 방북 설명들어"
2월 우다웨이 이후 첫 고위급…북핵 논의 가능성도 주목


외교부는 24일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의 방북에 대해 "중북간 국경문제 논의가 주된 목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류 부부장이 평양을 방문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류 부부장의 방북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으며, 중국 외교부로부터 방북 사실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류 부부장 방북의 주된 목적이 국경문제라는 외교부의 설명은 북핵 문제 논의와는 거리가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실제 류 부부장의 방북 문제를 북핵을 다루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아닌 동북아국에서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북 사실을 처음 보도한 일본 교도통신은 류 부부장이 북중 접경에 관한 회의에 출석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북한과 통상적 교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류 부부장의 업무는 아시아, 조약 및 법률, 경계 및 해양 문제 등이다.

그러나 류 부부장이 방북에서 핵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중국의 차관급 방북은 지난 2월 북핵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 이후 처음이다.

류 부부장은 2014년 2월 방북해 북측인사들을 만나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 실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북핵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북한 외무성의 초청으로 방북, 박의춘 외무상(이하 당시 직위)과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 김형준 부상,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 리철석 국가경제개발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별도로 회담 및 회동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 21~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북한의 외교 당국자와 미국 전직 관료들 간의 '트랙 2(민간차원 협의)' 접촉을 통해 북측이 미국 차기 행정부에 대한 탐색전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류 부부장 방북은 또 하나의 '대화 움직임'으로서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류 부부장 방북이 '위성발사'를 명목으로 한 장거리 로켓 발사와 추가 핵실험 등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기 위한 행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