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기관장·감사 414명 중 220명이 관피아·정피아 출신"
320개 공공기관의 기관장 및 감사 414명 중 절반 이상인 220명이 관피아(관료 출신)와 정피아(정치권 출신)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30개 공기업을 포함해 준정부기관(89개), 기타 공공기관(201개) 등 320개 공공기관의 기관장 및 감사 414명의 이력을 전수조사한 결과, 청와대·정부기관 등 관료 출신이 총 130명으로 전체의 31.4%를 차지했다. 정당과 선거 캠프 등 정치권 출신은 21.7%(90명)였다.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장, 민무숙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주철기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등은 청와대와 정부에서 일한 관료 출신이다.

김 의원은 “세월호 참사 후 주춤했던 정피아 비율이 정권 말기로 가면서 다시 늘어나는 추세”라며 “정부가 인사혁신처를 통해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한 뒤 그 자리를 정피아들이 메워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4월 이후 지난달 말까지 취임한 183명의 기관장 및 상임감사 중 관피아와 정피아는 각각 68명(37.1%)과 38명(20.7%)인 것으로 분류됐다.

공공기관 기관장 등의 지역편중 현상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출신이 84명, 대구·경북 82명, 부산·경남 77명, 대전·충남 42명, 광주·전남 32명, 전북 27명 순이었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를 합친 영남권 출신 인사가 159명으로 호남 출신 인사(59명)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졸업 학부 기준으로 서울대가 1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 34명, 고려대 30명, 성균관대 20명, 한양대 17명 순이었다.

고시 출신별로는 행정고시 66명, 기술고시 16명, 사법고시가 10명 등이었다. 출신 고교별로는 경기고가 24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 경북고 22명, 서울고가 1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경력별로는 대학교수 출신 68명, 민간기업·단체 출신 40명, 전 국회의원 11명, 검사 출신이 5명이었다. 현 정부에서 청와대를 거쳐 공공기관 기관장이나 상임감사에 취임한 인사는 15명으로 집계됐다.

김 의원은 “관피아와 정피아는 공공기관의 합리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저해하고 공공의 이익보다 특정 정권의 이익을 위해 일하게 되는 만큼 국가 전체의 손해를 초래한다”며 “특정 정권 및 특정 지역에 편중된,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공공기관 임원으로 내려보내는 행태를 이젠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