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김일성·김정일처럼 수령 반열에 올릴 가능성"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33번째 생일이자 집권 6년차인 내년 1월 8일을 기점으로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를 본격화할 조짐이 포착돼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부자를 찬양하기 위한 대규모 국제행사인 2017년 백두산위인칭송대회를 내년 8월 백두산과 평양에서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개최 소식을 전하면서 "다음해 1월 김정은 각하의 탄생일을 성대히 경축하며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2월 16일)과 태양절(김일성 생일, 4월 15일)에 이어 김정숙 여사의 탄생일(12월 24일)을 맞는 12월까지 다채로운 정치문화활동들을 활발히 벌려 2017년 온 한해를 경축 분위기로 끓어번지게 하자"고 제안했다.

20년 전 미국으로 망명한 김정은의 이모 고용숙의 발언 등을 통해 김정은의 생일이 1월 8일인 점은 알려졌지만, 북한 관영매체가 생일을 1월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김정은이 태어난 시기를 공개하면서 내년부터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아울러 김일성·김정일 생일과 달리 김정은의 생일은 그동안 국경일로 지정하지 않았던 북한이 내년부터 김정은 생일도 '민족 최대 명절'이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내년 1월8일을 국가 명절로 지정한 뒤 대대적인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김정은의 태어난 시기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김정은을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올리고 생일을 민족명절로 지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내년이면 김정일 사망 5주기(오는 12월 17일)가 지나고 김정은 집권 6년차로 접어드는 만큼 북한이 김정은을 선대 수령들(김일성·김정일) 반열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6월 평양을 다녀온 중국 사업가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내년부터 김정은의 생일을 국가 공식명절로 지정할 예정"이라며 "공식명칭은 '은하절'"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이 내년 김정은 우상화 시도와 함께 핵·경제 병진노선의 정당성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무용론을 전세계에 과시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 연구원은 "북한이 핵보유를 인정받고 제재는 소용이 없다는 것을 만방에 과시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며 "북한이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을 개최하면서 돈을 쏟아부었듯이 내년에도 상당한 재정 압박을 받을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