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학 무보 사장 "허위수출에 의한 보험사기는 아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11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무보에서 난 대규모 보증사고를 놓고 질타가 쏟아졌다.

TV를 수출하는 중소기업 온코퍼레이션이 사실상 파산 상태에 빠지면서 은행 대출을 받을 때 보증을 선 무역보험공사가 대출금 1천500억원을 물어주게 되자 여야는 '제2의 모뉴엘 사태'를 우려하며 대책을 요구했다.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은 수출입은행의 '히든 챔피언(수출강소기업)' 인증까지 받은 업체였지만 2007∼2014년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3조4천억원을 대출사기를 저질러 금융권에 엄청난 피해를 안겼다.

회계사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은 온코퍼레이션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애초 부실기업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2014년 7월1일에서 부터 2015년 6월30일까지의 현금 흐름표를 보면 이미 이때 부도가 난 것"이라며 "1년 전부터 가짜 재무제표가 만들어지고 있었다"고 질타했다.

그는 "2012년 매출은 3천691억원이고 영업이익은 157억원인데 현금 유입은 고작 27억원 밖에 안 된다"며 "부실이 예상되는 시점에 대손충당금을 설정했어야지, 왜 그런 조치를 안 한 것이냐"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병관 의원은 "수출대금을 받은 다음 미국 회사에 쌓아놓고, 한국 법인이 가졌던 미국법인 지분율을 줄이려고 유상증자를 한 것을 보면 대표적인 배임·횡령 사례"며 "정상 거래를 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냐, 아니면 보험 사기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영학 무보 사장은 "모뉴엘처럼 허위수출에 의한 보험 사기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곽대훈 의원은 "모뉴엘 사태가 난 지 2년도 안 돼 특별팀까지 구성해놓고도 예견된 사고를 막지 못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유기준 의원은 "온코퍼레이션은 은행을 통하지 않고 수입업자와 직접 거래하는 '오픈 어카운트' 방식을 썼는데, 만약 중국 생산자와 미국 소비자간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많은 거래였다"며 "무보가 뭐라고 변명하든 근본적인 위험을 제거하지 않고 보험처리를 하다 사고가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영학 무보 사장은 "(문제가 발견됐을 때) 저희가 보증한도를 줄여 부도를 냈을 경우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계산해보니 지금 회수할 수 있는 금액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다.

김 사장은 또 "온코퍼레이션에 보증한도를 25% 줄이겠다고 통보했더니 온 측이 '그렇게 하면 당장 부도가 난다'면서 오히려 2015년 무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저희가 1심에서 승소했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cl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