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훙샹 사건으로 북중교역에도 이상 조짐"

북한의 광물자원을 가장 많이 수입한 중국기업은 훙샹(鴻祥)그룹이 아닌 완샹(萬向)그룹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5일 보도했다.

중국에 있는 북한의 한 소식통은 RFA에 "훙샹그룹은 북한과 거래를 하던 그리 크지 않은 기업에 불과하다"며 "김정은 정권 이후 북한과 거래를 한 기업들을 조사하면 중국의 대형 기업들이 여러 개 걸려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유엔의 대북제재에 맞춰 북한으로부터 광물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중국의 기업들은 여전히 북한에서 지하자원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며 "대북제재는 중국의 기업들에 오히려 더 많은 이득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의 한 광업 부문 소식통은 "외부세계에는 중국의 훙샹그룹이 북한의 석탄과 광물수입을 독점한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훙샹그룹이 북한으로부터 수입해들인 광물은 중국의 완샹유한공사가 수입하고 있는 양에 비하면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완샹유한공사는 양강도 혜산청년광산의 구리정광을 2026년까지 독점 수입한다는 조건으로 북한과 합작해 '혜중광업합영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북한에서 지하자원이 가장 많은 양강도의 광물들은 모두 혜중광업합영회사를 통해 완샹유한공사가 가져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중국에 파견된 북한 무역 간부들이 훙샹그룹 사건으로 현지 공안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북·중 교역에도 이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중국 단둥(丹東)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RFA에 "최근 압록강철교를 지나 북한으로 들어가는 무역화물 차량들이 현저히 줄었다"면서 "개인 여행자들에 의한 소규모 거래는 여전하나 국가 차원의 무역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선양(瀋陽)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단둥과 심양에 주재하고 있던 북한 무역 간부 10여 명이 공안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며 "훙샹그룹 사건이 터지면서 북한과 거래하던 다른 중국기업들도 몸을 잔뜩 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