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당위원장 복귀할듯, 충청공략·潘견제…秋 "안보·평화 식견 갖춘분"
대선주자 경선엔 '중립' 전망…'친노색채 강화' 부담될 수도

더불어민주당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좌장인 이해찬 전 총리가 30일 공식 복당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공천배제(컷오프)에 반발하며 탈당한 뒤 정확히 200일만의 귀환이다.

더민주는 이날 당무위원회를 열어 이 전 총리에 대한 복당을 최종 의결했다.

총선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 전 총리를 도왔다는 이유로 제명됐던 15명 역시 일괄 복당했다.

이 전 총리는 7선으로 더민주 최다선 의원이 됐으며, 더민주의 의석도 122석으로 늘어났다.

이번 복당은 추미애 대표가 취임 이후부터 계속 보여준 통합행보의 연장선에서 이뤄졌으며, 당내에서는 이후 이 전 총리가 어떤 역할을 맡게될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전 총리가 '당의 어른'으로 상징적인 역할만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내년 대선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권교체를 위해 이제까지보다 활발한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좀 더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이 전 총리는 복당이 결정된 후 "한반도 평화의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호를 구하기 위해 분골쇄신하겠다.

정권교체에 헌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우선 당내에서는 이 전 총리가 지역구인 세종시를 기반으로 충청권 민심 공략을 위한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언급이 나온다.

마침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충청대망론을 앞세워 여권의 대권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고, 이 전 총리의 경우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반기문 저격수'라는 평가도 일부에서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더민주는 조강특위를 통해 이 전 총리를 공석인 세종시당위원장으로 임명, 충청권에서의 '반풍(潘風)' 차단을 위한 진지를 구축할 조짐도 보인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당 위원장 임명 문제에 대해 "조강특위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에게 어떤 역할을 맡기겠느냐는 질문에는 "충청도를 중심으로 우리 당에서 늘 힘을 주시고 하셨다"고도 했다.

나아가 이 전 총리가 전문성을 앞세워 수권정당으로서 외교·안보 분야 역량을 키우는 데 앞장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추 대표는 "이 전 총리의 관심 분야가 안보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 등에 식견을 갖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여러 중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총리와 수시로 만났다.

국회가 열릴 때에는 소파에서 차도 한 잔씩 마시고 그랬다"면서 당에서 역할을 맡길 때까지 기간이 길지 않으리라는 점도 내비쳤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 전 총리가 당내 경선에서 어떻게 움직일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친노진영 대표주자격인 문재인 전 대표를 지원하리라는 관측과 같은 충청권인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 등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선이 끝날 때까지는 중립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가 선출되고 나면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에서는 이 전 총리의 복귀로 당에 '친노 색채'가 강해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지만, 추 대표는 앞서 "이 전 총리는 울타리를 넓게 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오히려 당내 통합에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