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27일 국정감사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27일 국정감사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감사가 이틀째 파행됐다. 27일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13개 상임위원회의 국감이 열리지 못하거나 반쪽으로 이뤄졌다.

새누리당 의원이 위원장인 정무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국방위원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개의조차 못한 채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갔다. 해당 상임위의 야당 의원들은 여당에 사회권 이양을 요구했지만 여당 소속 위원장들이 거부했다.

야당 의원이 위원장인 7개 상임위(교육문화체육관광·외교통일·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산업통상자원·보건복지·환경노동·국토교통)는 ‘반쪽’ 국감이 이어졌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선 증인으로 출석한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과 야당 의원들이 추가 사재출연 문제로 공방을 벌였다. 박완주 더민주 의원이 “유수홀딩스 보유 지분, 비공시자산, 급여수익 등을 합친 최 회장 일가의 전 재산 규모는 18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재산의 10%만 출연한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이에 최 회장은 “일가 보유 재산은 1000억원 정도며 개인재산의 3분의 1을 (이미) 출연했다”며 추가 사재출연 요구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혔다. 최 전 회장은 지난 9일 출석한 ‘서별관회의 청문회’(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에서 사재 출연 요구를 받고, 100억여원을 출연했다.

정무위는 더민주 간사인 이학영 의원 사회로 야당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산업은행 일반증인 6명에 대한 출석요구안을 의결했다. 일반증인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 신대식 전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 김재환 전 대우조선해양 고문,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 등이다.

최고위원회를 ‘정세균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새누리당은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단식 농성에 들어간 이정현 대표는 이날 “야당은 국회와 의회주의를 파괴하고 다수당의 횡포는 칼춤 추듯 하고 있다”며 “거야(巨野)의 횡포로 의회민주주의가 파괴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결심에서 단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정세균 의장 사퇴 촉구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 대표의 단식 농성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파행 정국을 풀기 위한 해법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단식 농성을 하는 바람에 머리를 맞대고 상황을 풀 수 있는 대화 채널이 끊겨 우려된다”며 “(이 대표가) 단식 농성을 중단하고 상황을 원만하게 타개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