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목소리·방송 직전 경음악 등은 동일

북한이 9일 만에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을 통해 남파공작원 지령용으로 보이는 새로운 내용의 난수(亂數) 방송을 내보냈다.

북한 평양방송 아나운서는 24일 오후 11시45분(한국시간 25일 오전 0시15분)부터 "지금부터 21호 탐사대원들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기계공학 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다"며 "405페이지 87번, 360페이지 43번…"과 같은 식으로 4∼5자리 숫자를 읽어내려갔다.

북한이 난수방송은 내보낸 것은 지난 19일 이후 9일만으로, 이번 방송은 북한이 앞서 방송했던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방송 시간이 과거 4분30초에서 3분으로 짧아지고 금요일이 아닌 토요일에 방송을 내보낸 점도 달라진 점이다.

다만 시간대와 아나운서 목소리, 난수 방송 직전에 경음악을 내보내는 형식은 앞선 방송과 같았다.

북한은 과거 평양방송을 통해 자정께 김일성, 김정일 찬양가를 내보낸 뒤 난수를 읽어 남파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리곤 했다.

15분 정도 낭독한 뒤 다시 한 번 더 읽어주는 방식이었다.

북한은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난수 방송을 중단했다가 16년 만인 올해 이를 재개했다.

올해 북한이 난수 방송을 내보낸 것은 지난 6월 24일 이후 이날까지 모두 7차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난수 방송 재개에 대해서는 해외에서 암약하는 공작원들의 해독 훈련을 위한 것이거나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교란·기만용이라는 시각과 실제로 공작원들에게 지령을 내리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