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개 항목 중 29개 미달…후속 조치 검토 중"

방위사업청은 23일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KUH-1)이 저온 다습한 결빙조건에서 정상적인 운용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난 것과 관련해 1년 6개월 안에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청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수리온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 미시간주에서 체계 결빙시험을 했다"며 "101개 항목 가운데 29개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체계 결빙시험은 영하 30도∼영상 5도의 기온과 ㎥당 수증기량 0.5∼1.0g의 결빙조건에서 수리온의 운항을 시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방사청은 "수리온이 충족하지 못한 29개 항목에 관해서는 설계 보완, 추가 입증 방법 등 후속 조치 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착수 이후 1년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수리온이 체계 결빙시험의 일부 항목을 충족하지 못함에 따라 국방기술품질원 조치로 전력화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방사청은 "전력화 재개 여부는 업체에서 제시한 후속 조치 계획을 검토해 관련 기관과 협의한 이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2012년 수리온 개발 완료 당시 결빙 지역 비행 제한을 전제로 조건부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며 "같은 해 6월 감항심의위원회는 수리온의 결빙 지역 비행을 금지하고 결빙 지역 진입시 이탈한다는 조건 하에 항공기 운용에 문제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개발 당시 결빙 시험을 하지 않은 500MD, UH-1H, AH-1S 헬기도 수리온과 같이 결빙 지역 비행 제한 조건 아래 운용하고 있다고 방사청은 전했다.

선진국에서도 수리온의 경우와 같이 헬기 개발을 완료한 다음 양산 과정에서 별도로 체계 결빙시험을 하며 시험을 통과하는 데는 보통 2년 이상 걸린다는 게 방사청의 설명이다.

수리온은 육군이 운용하는 노후화한 500MD와 UH-1H를 대체하기 위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1조5천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헬기로, 지금까지 54대가 양산됐다.

방사청은 "수리온은 2012년 1∼2월 강원도 양구에서 혹한기 시험을 통해 국내 동계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체계 결빙시험과는 무관하게 한국의 겨울철에 운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3년 12월에는 영하 40도 이하의 조건에서 비행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저온 시험을 했고 운용성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수리온은 체계 결빙시험에서 비행 중 발생하는 얼음 조각이 엔진 작동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한 일부 항목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