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靑 행사 참석 문제로 불출석 요구서 보냈다 철회
한수원 사장은 경주 국제행사 참석 이유로 27일 오후 국감 불출석

경주 강진으로 원자력발전소 안전 문제가 초미 관심사로 부상한 가운데 주무장관인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외교 행사를 이유로 국정감사에 일부 불출석하겠다고 요청했다가 야당의 반발에 부딪히자 23일 이를 철회하고 국감 전(全) 일정에 출석키로 했다.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 장관은 오는 27일 국회에서 열리는 산업통상자원부 대상 국정감사에 '오전 감사 일정'에는 참석할 수 없다는 내용의 불출석 요구서를 지난 20일 제출했다.

주 장관은 사유서에서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가 방한해 27일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이 열린다"며 "청와대 회담에 배석하느라 오전에는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다.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원전 관련 주무기관인 한수원의 조석 사장 역시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행사에서 만찬 환영사를 해야한다"는 이유로 27일 오후 국정감사에 참석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새누리당은 주 장관과 조 사장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전례없는 강도의 경주 지진으로 향후 대책 재점검과 원전 문제가 국가적 어젠다로 부상했고, 이 문제를 다루는 첫 국감부터 장관을 비롯한 기관장들이 자리를 비우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장관 불출석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

더민주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다른 것도 아니고 원전 안전 문제와 전기요금 누진제 문제가 걸렸는데 빠진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고, 국민의당 간사인 손금주 의원 역시 "불참하겠다는 사유가 충분하지 않다.

필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산업부는 이날 오전 더민주 간사인 홍 의원실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27일 한-네덜란드 정상회담 배석으로 인한 상임위 국감 이석(移席·자리를 옮김)건은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일준 산업부 기획조정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실무자들이 국회에 양해를 구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최종적으로 주 장관이 국정감사 일정에 모두 참석하기로 하고, 대신 정만기 1차관이 정상회담에 대신 참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석 한수원 사장은 예정대로 WANO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7일 오후 4시30분 김포공항에서 항공편으로 이동하고, 당일 오후 국감은 일부 불참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cl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