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비정상적 모금, 정경유착 산물"…새누리 "괴담 수준의 설"

국회의 22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 및 기부금 모금 과정의 특혜 의혹을 놓고 야당의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특히 "의혹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황교안 국무총리의 답변에 야당은 "기름장어처럼 말한다"면서 몰아세웠고, 황 총리 역시 격앙된 어조로 받아치면서 장내 분위기가 얼어붙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련 사안을 보고 받았나"라며 "문제가 없다는 부처의 보고만 믿으면 총리가 통할이 되겠나"라면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내시와 환관이 왕의 귀를 막을 때 민심을 전할 수 있는 영의정이 돼야지 똑같이 비서실처럼 발언해야 되겠나"라며 "살살 기름장어처럼 말씀하시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이에 황 총리는 "기름장어가 아니다.

왜 그렇게 평가를 하십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사실을 기초로 해서 말씀을 하셔야 한다"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이 변호사 출신이란 점을 의식한 듯 "의원도 법조인이 아닌가.

증거에 따라 판단을 해야 하지, 의심으로만 뭐가 있다·없다 판단할 수 없다"면서 "부정한 부분이 있으면 적발할 수 있겠지만 기부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 않나"라고 맞섰다.

공교롭게도 '기름장어'는 내년초 귀국해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별명이기도 하다.

반 총장이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외교보좌관으로 있을 때 언론의 곤란한 질문을 피해나가는 능력이 출중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더민주 이언주 의원은 노동개혁과 관련한 정부와 대기업간의 모종의 거래 속에 두 재단이 설립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미르재단의 설립은 작년 10월이고, K스포츠재단의 설립은 올해 1월이다"면서 "노동개혁안은 그 즈음인 2014년 11월 전경련이 정부에 민원으로 제출하고 계속 떠들어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두 재단의 비정상적인 모금이 노동개혁과 규제완화의 대가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정경유착의 산물이다"이라고 주장했다.

역시 같은 당인 박광온 의원도 이 사건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해재단과 비교하면서 "역사를 30년 전으로 돌린,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없는 희극"이라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서 정권의 안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야당의 맹공이 계속되자 여당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국감 시기마다 연례적으로 나타나는 허위 의혹제기로 보인다"면서 "최순실씨와 측근들이 설립을 주도했다.

청와대 참모가 모금에 관여했다는 등 괴담 수준의 설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경련이 자발적인 모금이라고 해명했는데도 야당에선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갖고 정치공세를 한다"면서 "청와대 참모가 나서서 기업에 얼마씩 내라고 강요했다는데 이 세상에 기업이 그런 (요구에) 응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같은 당 윤상직 의원도 "모금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다.

기업이 자기 이익을 위해 낸 것이지 않나"라면서 "한류문화를 전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모금했다고 생각한다.

특혜는 억측"이라고 말했다.

황 총리도 "지금까지 파악한 내용으로는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확인되지 않은 것을 전제로 여러가지 논란을 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