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채택…윤병세 "시한폭탄 北 핵야욕 꺾지 않으면 곧 후회할 것"

제71차 유엔총회에 참여한 40여 개국 외교장관들이 21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폐기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동의하는 40여 개국 외교부 장관들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CTBC 우호국 외교장관회의'에서 유엔의 경고에도, 거듭되는 북한의 핵실험을 일제히 규탄했다고 유엔 관계자가 전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은 21세기 핵실험을 한 유일한 국가"라며 2006년∼2016년 이뤄진 5차례의 핵실험을 언급한 뒤 "이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와 2005년 6자회담 공동선언문의 의무를 완전하게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며, 관련 활동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거듭 압박한 뒤 "우리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법의 필요성도 계속 강조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모든 국가는 핵무기 실험 및 핵폭발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유지하고, CTBT의 대상과 목적을 저해하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 독일, 캐나다, 네덜란드 등 10여 개 국가의 외교장관은 별도 발언을 통해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서라도 CTBT가 조속히 발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관급을 포함해 120여 개국 대표가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발언에 나선 윤병세 외교장관은 "북한의 브레이크 없는 핵 질주가 국제사회가 직면한 이 시대의 가장 심각하고 급박한 안보 위협"이라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북한의 핵 야욕을 꺾지 않으면 국제사회가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 "CTBT의 발효가 지연되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실험과 같은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 대표들은 CTBT가 조속히 발효돼야 한다는데 견해를 같이했다.

공동성명은 "미서명·미비준국의 서명과 비준을 촉구한다"면서 "CTBT의 발효를 통해서만 항구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핵무기 실험 및 핵폭발 금지가 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CTBT는 1996년 합의됐지만, 아직 발효되지 않고 있다.

세계 183개국이 이 조약에 서명해 166개국이 비준했다.

조약이 발효되려면 원자력 능력이 있는 44개국의 서명·비준이 필요하나 이 중 8개국이 거부하고 있다.

북한, 인도, 파키스탄 등 3개국은 서명과 비준을 모두 하지 않았고, 미국·중국·이집트·이란·이스라엘 등 5개국은 서명했으나, 비준하지 않았다.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