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지사(가운데)가 21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경필 경기지사(가운데)가 21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서 50대 대선주자들이 뛰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86(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 세대로 ‘5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정치권 주역으로 등장한 것이다.

모병제 카드를 꺼내든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51)는 21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가고 싶은 군대를 만들어 신분 상승의 사다리를 마련해 줄 수 있고, 이른바 ‘흙수저’도 군에 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않을 선택의 자유가 생긴다”며 “청년실업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내년 초에 자신을 돌아보고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도지사 임기는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내년 대선이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하는 거대한 토론장이 되도록 아젠다를 마련하는 것을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선 “국가의 중요 자산이 (새누리당에) 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우리 국민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에서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54)가 힘을 합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는 “새누리당으로 시작했고, 끝날 때도 새누리당으로 끝날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55)은 지난 7월 《왜 지금 국민을 위한 개헌인가》에 이어 대선 비전을 담은 《왜 지금 공생인가(가칭)》 《왜 지금 통일인가(가칭)》란 책을 잇달아 낼 예정이다. 원희룡 제주지사(52)는 친환경 정책과 양극화 해소를 주창하며 대선주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58)은 지난 7일 한림대를 시작으로 강연정치에 나섰다. 원유철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54)는 내달 싱크탱크인 ‘더 강한 대한민국연구원’을 연다.

야권에선 안 전 대표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58), 안희정 충남지사(51)에 이어 이재명 성남시장(52)도 뛰어들었다. ‘문재인 대세론’ 극복이 이들의 최대 과제다.

남 지사와 안 지사, 김 의원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 출범 기자간담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이사장인 여시재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부원장을 맡고,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이사진에 참여하는 등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단체로 주목받고 있다.

남 지사는 간담회에서 “공유와 협업이 시대정신”이라며 “여시재를 시작으로 4차 산업혁명의 새 경제질서가 동북아에서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국가 미래를 위해 여야와 정파를 떠나 힘을 모으는 것이 우리 세대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하는 모습”이라며 “정파를 뛰어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이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을 이루려면 한 정파의 시각으로 봐선 안 된다”며 “대안을 모색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50대 주자들은 민주화와 현실 정치를 모두 경험한 것을 강점으로 꼽는다. 오 전 시장은 “50대의 민주화와 현실 정치 경험이 다음 단계의 대한민국호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계도 있다. 이들의 지지율은 안 전 대표를 빼면 모두 한 자릿수다. “경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화와 운동권 이미지를 넘어 국가를 운영할 수 있다는 능력과 비전을 보여주는 것도 숙제다.

홍영식 선임기자/은정진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