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위원회 조치한다더니…행자부 정비계획도 유명무실

한해 최대 2천억원을 넘는 예산을 투입해 운영하는 정부부처 산하 각종 위원회 가운데 연평균 한 차례의 회의도 열지 않는 사실상의 '식물 위원회'가 5개 중 1개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이 20일 공개한 행정자치부 '최근 3년간 정부 산하 위원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위원회 수는 2014년 537개, 2015년 549개, 2016년 554개로 계속해 늘었다.

전체 예산은 2014년 1천92억5천700만원, 2015년 2천155억7천600만원, 2016년 854억300만원이 각각 투입됐다.

또 위원회에 소속된 위원만 해도 올해 기준 1만2천678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 위원회의 운영현황을 1년 단위로 나눠 분석한 결과 최근 1년(2015년 7월∼2016년 6월)간 단 한 차례의 회의도 열지 않은 위원회가 106개에 달했다.

회의 개최 실적이 3회 미만인 위원회도 308개에 이르렀다.

앞서 2013년 7월에서 2014년 6월 사이에는 무려 117개의 위원회가 회의실적이 전무했다.

심지어는 지난 3년간 단 한차례도 회의하지 않은 위원회도 36개나 있었다.

행정자치부는 이처럼 유명무실한 정부위원회 난립을 근절하고자 매년 운영실적 등을 토대로 통·폐합 등의 정비 조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2년간 행자부의 정비계획 대상에 오른 78개 위원회 중 절반을 넘는 49개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28개는 최근 1년간 단 한 차례의 회의도 개최하지 않았다.

윤 의원은 이와 관련 "행자부는 올해 들어서도 84개 위원회를 정비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중 35개는 이미 지난 정비계획에 포함됐던 위원회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제대로 정비가 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 역할을 못 하는 정부위원회들이 많아 상당한 국가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며 "체계적인 정비·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향후 위원회를 신설할 때에도 설립 필요성 및 타당성에 대해 더욱 엄정히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