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을 통해 북한 핵실험 옹호할 듯
반기문 총장과의 접견 가능성도 있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제7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을 위해 20일(현지시간) 미국에 입국했다.

리 외무상은 베네수엘라 포르라마르를 출발한 아루바항공 특별기를 타고 뉴욕의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에 이날 새벽 2시 30분께 도착했다.

리 외무상은 18일 포르라마르에서 끝난 제17차 비동맹운동 회의에 참석한 다른 국가 인사들과 함께 특별기를 이용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공항 안전요원과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의 안내를 받으며 입국장이 아닌 출국장에 들어온 뒤 대기 중이던 북한 유엔 대표부 직원들과 악수하며 인사했다.

그는 공항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새로운 제재안을 만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유엔총회 연설에서 무슨 말을 할 거냐'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비동맹운동 각료회의에서는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전략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투입한 미국의 도발에 맞서 다른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미국이 장거리 전략 폭격기 2대를 한반도 상공에 투입한 것을 비난했다.

또 핵실험이 미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것이었으며 한반도에서의 미군 활동에 맞서기 위한 정당한 정책이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외무상을 파견하기는 2014년 이후 3년 연속이다.

2014년과 지난해에는 리수용 외무상이 유엔본부를 찾아 강하게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난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23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유엔 안팎에서는 리 외무상이 북한의 핵실험이 북한의 자위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활동이었으며 위협이 계속될 경우 핵 및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피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국제사회로부터 비난받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북한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한다.

리 외무상의 뉴욕방문 첫 공식 대외 일정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주최 오찬에 참가하는 것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리 외무상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오찬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유엔 측에 전달했다.

또 반기문 총장과의 일대일 접견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 총장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위해 2014년과 2015년에 방문한 리수용 외무상과도 접견한 바 있다.

리 외무상은 또 친북인사들이 주최하는 문화공연 등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국제사회의 고립을 피하기 위해 양자회담 등도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