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실무사령탑 리용호는 비동맹 그룹 상대 외교전

제5차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더 강화될 대북 제재망을 교란하기 위한 북한의 외교 행보가 다방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선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핵 6자회담 북한 측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의 행보다.

북한의 5차 핵실험(9월 9일) 사흘전인 지난 6일 방중했던 그는 한미일 중심의 대북 제재 논의가 한창인 17일 다시 베이징(北京)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위스에서 열리는 안보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고 최 부국장 자신이 밝혔지만 회의에서 내 놓을 발언 뿐 아니라 경유지인 베이징에서 북중간의 비공식 대화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일이 중국에 제시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초강력 대북 제재안을 중국이 거부하도록 만들기 위한 모색의 일환일 가능성이 주목된다.

여기에 더해 북한 외교의 실무 사령탑인 리용호 외무상은 '비동맹 그룹'을 상대로 핵실험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리 외무상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제17차 비동맹운동 각료회의 연설을 통해 핵무장이 미국의 핵위협 때문이라는 오랜 주장을 반복하고, 자국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다음주 뉴욕에서 있을 유엔 총회 기조연설 등 기회에 이런 주장을 재차 펼치는 한편 미국과의 핵군축 협상을 통한 위기 완화 등을 거론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또 남북 당국간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북한의 해외단체는 남측 민간단체와의 대화를 제안했다.

'조국 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자주통일을 위한 북, 남, 해외 제(諸)정당, 단체, 개별인사들의 연석회의 해외 측 준비위원회'는 2007년 10월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 9돌에 즈음한 남·북·해외 공동 토론회를 다음달 초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조선신보가 17일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