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김 "확장억제, 北위협 대응 충분"…김홍균 "비핵화 정책 유지"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3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한국의 핵무장론이나 미군 전술핵 재배치 문제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하고,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는 한미 정상의 결정을 거론하는 방식으로 분명한 거리를 뒀다.

대신 한미연합방위태세와 미군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를 거듭 강조, 확인했다.

확장억제는 한국이 북한의 핵공격 등의 위협을 받을 경우 미국이 핵우산, 미사일방어체계, 재래식 무기를 동원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김 특별대표는 이날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 직후 가진 공동 회견에서 미국 대선을 계기로 한 미국 정부의 북핵 우선순위와 북핵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내에서 거론되는 핵무장 및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치적 부분에 대해서는 발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질문에 대해"라는 언급과 함께 "양국 정상뿐 아니라 양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한미동맹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중 하나이며, 북한의 여러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는 확장억제력도 포함이 된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제를 비롯해 한미 상호방위 조약에 입각한 모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특별대표는 이어 "강력한 한미동맹의 바탕 위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자 하는 노력, 확장억제력 제공에 대한 우리의 흔들림 없는 공약들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확고한만큼 전술핵 배치는 필요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특별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지역내 동맹국들을 방어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우리의 흔들림 없는 공약을 분명히 재차 강조했다"면서 "여기(공약)에는 미국의 모든 방어능력이 보장하는 강력한 확장억제력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은 절대적이며, 어떠한 무모함이나 흔들림도 없다"고도 했다.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지 않았던 김홍균 본부장도 우리 정부의 비핵화 정책을 재확인했다.

김 본부장은 "핵무장론이라든지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정부 입장을 말씀드리면 우리 정부로서는 비핵화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와 확장억제를 통해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을 계속 유지·강화해 나간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