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물을 건네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물을 건네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3당 대표와의 회동 때 남색 재킷과 바지를 입었다. 비장한 의지를 보이려 할 때 입는 이른바 ‘전투복’이다. 지난 5월13일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회동 때 입은 분홍색 재킷과는 달랐다. 북핵 위기 등 안보상황이 매우 위중하다는 박 대통령의 인식이 복장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눈길을 끈 것은 사전에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파란색 재킷에 회색바지를 착용했다는 점이다. 추 대표가 사전에 박 대통령 복장에 ‘코드’를 맞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북핵 이슈에 대해 ‘협치(協治)’ 의지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추 대표는 회담 전에 조그만 선물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사회적기업에 근무하는 장애인들이 만든 3만3000원짜리 USB였다. 야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선물을 전달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대통령이 보내준 추석선물에 대한 답례 차원이었다고 더민주 관계자가 전했다.

청와대 측의 ‘협치 의전’도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이 5월 여야 원내지도부를 만날 당시 여야 지도부가 먼저 도착해 박 대통령을 기다렸지만 이번엔 박 대통령이 대기하고 있다가 접견실로 들어오는 여야 대표들을 맞았다.

이날 회동은 ‘확대 회담’ 형식으로 청와대에서는 이원종 비서실장과 김재원 정무수석 외에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배석했다. 정부 측에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참석했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 안보실장이나 외교·통일부 장관이 배석한 것은 처음이다. 유 부총리의 참석은 “민생회담이 될 수 있게 경제 장관 배석이 필요하다”는 추 대표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 내내 진지한 분위기가 이어졌다”며 “야당 대표들도 할 말을 다 했고, 대통령도 진지하게 경청하고 질문에 대해 소상히 답했다”고 전했다.

장진모/은정진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