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수석 브리핑 "북한 핵실험 징후 계속 주시해와"
"北, 핵ㆍ미사일에 광적인 집착할수록 결국 자멸"
"朴대통령, 앵커리지 상공 지나던 오바마와 긴급전화"


청와대는 11일 "정부는 이번 5차 핵실험을 포함해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과 노골적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 모든 외교·군사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ㆍ중국ㆍ라오스 순방 결과와 관련한 종합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가 북한의 잇따른 도발 위협에 대해 외교적 대응 뿐만 아니라 군사적 대응 방침까지 명시한 것은 주목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 사드 배치를 포함한 한미연합 방위력 증가와 핵우산 확장억제 조치 등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 수석은 브리핑에서 지난 9일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간 긴급통화 내용을 설명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입각해 핵우산, 재래식 전력 등 모든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북한의 도발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박 대통령은 당시 에어포스원으로 앵커리지 상공을 지나고 있던 오바마 대통령과 긴급 전화협의를 가졌다"며 "한미정상을 포함해 각 레벨에서 신속한 협의 메커니즘이 가동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순방기간 이뤄진 한중·한러 정상회담에 대해선 "한중 정상회담 직후 북한이 탄도 미사일 3발을 발사했는데 이를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언론성명이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 아래 신속히 채택될 수 있었던 데는 정상간 전략적 소통과 교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이어 "북한 지도부는 주민들의 열악한 생활고를 외면한 채 핵ㆍ미사일에 광적인 집착을 보일수록 국제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될 뿐이고 결국 자멸로 이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굶주리고 작동하지 않은 경제체제를 가진 극도로 곤궁한 북한이 한두 개의 핵무기를 더 가진다고 해서 배고픈 아이 한 명을 더 먹일 수도 없고 불꺼진 집에 등 하나를 더 밝힐 수도 없을 것"이라는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의 2002년 발언을 소개했다.

김 수석은 또한, "북한 핵실험 징후에 대해 계속 주시해온 바 있으며 이번 순방 기간 박 대통령의 북핵 외교가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대북압박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국제 연대를 공고히 하는 데 중요한 모멘텀이 됐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9월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세계 각국의 규탄 성명이 이어지고 있으며 안보리 긴급회의가 24시간 이내 소집돼 언론 성명이 즉각 채택됐고 안보리 추가조치에 대한 강력한 동력이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9월 안보리 순환 의장국인 뉴질랜드의 존 키 총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북한 문제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한편 강석훈 경제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논의를 주도하는 글로벌 선도국가 위상 확인 ▲ 극동 러시아, 메콩강 경제권 진출 기반 확충 등을 순방 경제성과로 꼽았다.

강 수석은 "2015년 3월 중동 순방 이후 이번 라오스까지 23차례 개최된 1 대 1 비즈니스 상담회에 총 1천114개사가 참가해 33억4천만달러의 실질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