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차 핵실험 '수소탄'…10여차례 미사일 도발 후 5차 핵실험
김정은 3월 중순 지시한 '핵탄두 폭발시험' 실시 가능성


북한은 지난 1월 4차 핵실험에 이어 8개월여 만인 9일 5차 핵실험 도발을 했다.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3~4년 간격으로 핵실험을 하던 북한이 한해 두 차례 핵실험을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 2월 장거리 미사일(광명성)을 발사한 이후로 무수단, 노동, 스커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미사일 도발을 잇달아 감행했다.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는 단기간에 핵 능력을 고도화하겠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핵탄두 폭발시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시한 이후 연이어 도발을 계속해왔다.

북한은 이런 일련의 도발을 '사변적인 행동조치'로 의미를 부여했다.

이 때문에 5차 핵실험은 지난 3월 김정은의 지시 이후 이뤄진 '끝판도발'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올해 1월 4차 핵실험을 단행한 데 이어 2월 7일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전략적 도발을 감행했다.

이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3월 초 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제재를 결의하자 3월 10일 스커드 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10여 차례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김정은은 탄도 로켓 전투부(탄도미사일 탄두 부분) 첨두의 대기권 재돌입 환경 모의시험을 지도하면서 "해당부문(핵탄두 폭발시험과 탄도로켓 시험발사 부문)에서는 사전 준비를 빈틈없이 하라"고 지시하면서 "핵공격 능력의 믿음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월 15일 보도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핵무기 투발수단인 미사일 시험발사를 독려한 것이다.

이후 북한은 노동계열 중거리 미사일 2발(3월18일), 신형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3발(4월1일), 무수단계열 중거리 미사일 1발 (4월15일), SLBM 시험발사(4월23일), 무수단계열 중거리 미사일 2발(4월28일), 무수단계열 중거리 미사일 1발(5월31일), 무수단계열 중거리 미사일 2발(6월22일) 발사 등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에 열을 올렸다.

하반기 들어서도 SLBM 시험발사(7월9일), 노동미사일 2발과 스커드 미사일 1발(7월19일), 노동미사일 2발(8월3일), SLBM 시험발사(8월24일), 노동미사일 추정 탄도미사일 3발(9월5일) 발사 등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멈추지 않았다.

특히 북한은 8월 24일 단행한 SLBM 시험발사로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김정은은 당시 SLBM 시험발사를 참관한 뒤 "역사의 시련과 원수들의 온갖 도전 속에서도 억척같이 다지고 다져온 주체조선의 막강한 국력과 응축된 힘의 거대한 폭발이며 일대 시위"라며 "정말 가슴이 벅차오르고 힘이 용솟음친다"고 기쁨에 넘쳐 말했다.

북한이 이날 감행한 5차 핵실험은 핵무기 투발수단인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김정은이 지난 3월 중순 지시한 핵탄두 폭발시험을 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핵운반 수단의 비행 능력을 입증한 다음 여기에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핵탄두 폭발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핵탄두 폭발시험은 핵폭발장치를 터뜨리는 게 아니라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핵탄두를 만들어 이를 폭발시키는 실험을 의미한다.

북한이 이에 성공할 경우 실전 사용이 가능한 핵무기 보유에 성큼 다가설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