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 아무도 사죄받았다고 생각하거나 (일본 정부가) 책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과 함께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사회복지시설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해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소녀상의 문제도 포함해 계속 합의의 착실한 실시를 향한 노력을 부탁하고 싶다"고 언급했다는 보도와 관련,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소녀상을 언급한 것 자체가 적절하지 못하다. 소녀상은 상징이다. 그 상징에 대해서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 의원은 방명록에 "우리 정부는 국민과 역사 앞에서 겸손해야 합니다. 일본 정부의 명확한 책임 인정, 진심 어린 사죄, 당연한 법적 책임을 촉구합니다"라고 적었다.

이번 방문에는 같은 당 김삼화·신용현·권은희·최도자 의원이 동행했으며 나눔의 집에서는 피해자 할머니 9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옥선(89)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한일) 합의인지 뭔지, 잘못됐지 않았나. 절대로 반대한다.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사죄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루빨리 명예회복되게 해달라"고 말했다.

강일출(88) 할머니는 "후세들이 우리처럼 당하는 일 없게 해야 한다. 지금도 말하면서 가슴 속에 피눈물이 흐르고 있다"고 거듭 당부했다.

두 할머니를 포함,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피해자 10명 중 6명이 일본 정부 출연금으로 지급하겠다는 1억원 수령을 거부하고 우리 정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도 원고로 참여했다.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할머니들은 1억원이 아니라 1원을 받더라도 일본 정부의 공식 사괴와 법적 배상을 받고 싶어 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안 대표는 나눔의 집 생활관에서 피해자 9명과 만난 뒤 뇌경색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김정분(86) 할머니도 면회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지난 15일 제71주년 광복절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정부는 굴욕적인 합의를 철회하고 원점에서 할머님들과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며 한일 정부 '위안부' 합의 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광주-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