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소식통 "북중간 대화쪽으로 바로 움직일 가능성 낮다"
전문가들 "北, 中과 대화 모색하면서 고립상황 벗어나려 한다"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52)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의 전격 방중(6일)은 북한의 '고립 탈출'과 중국의 '사드 국면전환'이라는 이해가 일치한 데 따른 것일 수 있어 주목된다.

물론 우리 외교당국은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규탄 결의에 중국의 찬성 등의 움직임으로 미뤄 북중이 당장 대화 국면을 모색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7일 "중국이 중시한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날(5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터에 북중간에 대화 쪽으로 바로 움직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즉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염두에 둔 본격적인 예비대화일 공산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북중간 '의사소통'의 필요성은 양측 모두에게 있다.

최근 다자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를 중심으로 대북 압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지난달 24일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지난 5일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규탄 결의에 중국·러시아까지 찬성한 상황이다.

그런 만큼 우선 북한 입장에서 국면돌파를 위해 대화를 모색하는 상황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선희가 중국과의 협의를 위해 방중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화를 모색하면서 현재의 고립 상황을 벗어나려는 시도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장 책임연구원은 북한 외무성이 주한미군 철수 선포 등 비핵화의 5대 선결 조건을 지난 7월 6일 정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제시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비핵화 5대 선결 조건에 대해) 중국과 1차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탐색적 대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 7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때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만남으로써 북중간 외교채널이 복원됐다"며 "최근 한중,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논의된 내용을 중국이 북한에 설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북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제재 결의)로 대표되는 대북제재 국면의 1단계가 끝나면 북한이 외교관계 개선을 모색하거나 중국과 평화공세를 펼칠 거라는 예상이 많았다"며 "북중간 접촉면을 넓히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점쳤다.

최 부국장을 받아들인 중국도 북한과의 의사소통 필요성을 느꼈을 개연성이 있다.

한미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방침을 굳히고 중국에 대북 영향력 행사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이 5차 핵실험 등 도발에 나서지 않도록 윽박지르거나 역으로 대화 국면을 조성할 필요를 느꼈을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북핵 위협이 제거되면 사드는 불필요하다'고 천명한 상황에서 북핵 위협 제거를 위한 대화 프로세스 재개를 모색 중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발 더 나아가, 사드를 계기로 한미일-북중러 간의 대립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는 판단 아래 북중간 전통적 관계를 회복하려는 시도이거나, 회복할 수 있다는 신호를 한미일에 보내려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해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김호준 홍국기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