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세금·저출산 견해 피력…유승민, '정의론' 설파
남경필 '모병제', 오세훈 '공생', 정의화 '개헌', 정우택 '애국주의'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들이 세미나·강연, 연구소 설립, 대안세력 결집 등으로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내년 대선 국면에서 불붙을 정책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어젠다 선점 경쟁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7일 자신의 측근인 김학용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토론회에 참석해 "대통령이 저출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날 자신이 주도하는 의원모임 '격차 해소와 국민통합 경제교실' 세미나에서 "일부 정치인들은 불평등 해소를 위해 증세가 해결책인 것처럼 주장한다"며 "언뜻 보기에는 속이 시원하지만 실제로는 나라를 분열시키고 기업을 해외로 쫓아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는 '민생 체험'을 거쳐 중국을 다녀온 김 의원은 최근 개헌, 조세, 저출산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후 한림대학교에서 '정의'를 주제로 강연했다.

지난 5월 31일 성균관대학교 강연 이후 약 100일 만에 대학교 강단에 다시 선 것이다.

오는 30일에는 서울대학교에서 강연한다.

유 의원은 강연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폐지, 모병제 반대, '청년수당' 반대 등 주요 국정 분야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두루 피력하면서 사실상 대선 공약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그는 "대선 출마는 고민이 다 되고 제 각오가 서면 국민께 솔직하게 제 뜻을 말씀드리겠다"며 "자기 생각을 알리고 국민이 동의해주면 거기에서 힘이 생기고 그러는 건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정우택 의원도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자신이 설립한 '더좋은나라전략연구소' 창립세미나를 개최했다.

'신(新) 애국주의'를 내세운 이 연구소는 대선 캠프가 주로 꾸려지는 여의도의 한 빌딩에 입주했다.

정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것은 제가 부인하지 않겠다"고 대답, 대권도전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남경필·오세훈 등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각자 자신이 추구하는 정책이나 가치를 강조하며 사실상 대권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개헌을 통한 수도 이전을 주장해온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최근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자는 주장으로 이슈화를 시도했다.

남 지사는 지난 5일 모병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대선 공약으로 모병제를 하겠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네"라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최근 '정치 1번지'인 종로구에 '공생(共生) 연구소'를 열었다.

공존과 상생을 시대정신으로 삼아 정책을 구상하기 위해서라고 오 전 시장은 설명했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자신의 저서 '왜 지금 공생인가'도 내놓을 계획이다.

정의화 전 의장은 '새한국의 비전'이란 이름의 연구단체를 만들고 대안 정치세력을 모색하는 '제3지대론'을 주창하고 있다.

전날 이재오 전 의원이 이끄는 늘푸른한국당 창당발기인대회에 참석해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핵무장론'과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의원모임을 주도하는 원유철 의원도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원 의원은 오는 10월께 사단법인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향후 행보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공수처 설치 등 공직비리 근절을 내세우며 대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현혜란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