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8월 말까지 탈북민 894명 한국 입국
北 거주 당시 생활수준 '중·상급' 답변 66.8%


올해 들어 국내로 정착하는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늘어나고 있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이민형 탈북'이 급증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입국한 탈북민은 894명(잠정치)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 증가했다.

2011년 말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탈북민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09년 2천914명까지 늘었던 탈북민의 수는 북한 당국의 국경 통제 및 탈북 처벌 강화 등의 영향으로 2011년 2천706명, 2012년 1천502명, 2013년 1천514명, 2014년 1천397명, 지난해 1천276명으로 감소세에 있었다.

최근에는 해외파견자 등 북한 내 중산층 이상의 탈북이 급증하면서 김정은 체제의 불안요소가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입국한 북한 해외파견 인력은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 엘리트층인 이들 '외화벌이 일꾼'은 대북제재 이후 본국 상납금 부담이 커지자 탈북을 감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탈출해 지난 4월 7일 국내 들어온 데 이어 중국 산시(陝西)성 웨이난(渭南)시 소재 북한식당인 평양선봉관에서 근무하던 종업원 3명도 탈출해 6월 초 입국했다.

특히, 출신 성분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태영호 주영(駐英) 북한대사관 공사의 최근 한국 망명은 북한 엘리트 사회에 큰 충격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탈북 추세와 관련해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찾아, 더 잘 살기 위해 탈북하는 '이민형 탈북'이 과거에 비해 많아졌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 수료생 대상 설문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북한 거주시 소득이 '보통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2001년 이전에는 19%였지만 2014년 이후 조사에서는 55.9%로 늘었다.

북한 거주 당시 생활수준을 '중·상급'이라고 답한 비율도 2001년 이전에는 23.5%에 그쳤지만 2014년 이후 조사에서는 66.8%였다.

한편, 국내 거주하는 탈북민은 올해 10월 말 혹은 11월 초에 3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8월 말 현재 국내 거주 탈북민은 2만9천688명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