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때 하늘색 셔츠에 남색 바지 정장을 입었다. 시 주석과 전날 첫 인사 때는 중국 오성홍기에 맞춘 붉은색 옷을 입었다. 남색 바지 정장은 박 대통령의 ‘전투복’으로 통한다. 한 관계자는 “남색 바지 정장은 박 대통령이 결연한 의지를 보일 때 즐겨 입는 의상이라는 점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비장한 각오로 임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오전 8시27분부터 9시13분까지 46분간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순차통역 대신 동시통역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정상회담 장소인 서호(西湖) 국빈관에 도착하자 미리 회담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시 주석이 박 대통령을 반갑게 맞았다. 이후 두 정상은 악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곧바로 회담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3세션에 참석, “교역 감소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무역투자 자유화에 기초한 국제경제 질서의 근간까지 흔들릴 수 있음을 우려하면서 자유무역체제 강화를 위해 세 가지를 제안한다”며 “자유무역의 과실이 더 많은 사람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 정상회의 종료 후 현지 브리핑에서 ‘한·중 정상회담 결과가 양국 경제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유 부총리는 “제가 두 달 전에 중국이 전면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고, 비관세장벽 같은 경우는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살펴봐야겠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거기서 크게 변한 것은 없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은 G20 정상회의 종료 후 브리핑을 열어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 구조개혁 정책이 국제사회의 모범사례로 인정받아 구조개혁 글로벌 선도국가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강 수석은 박 대통령이 회의에서 제안한 △포용적 성장의 새로운 모델 창조경제 △구조개혁의 충실한 이행 및 4대 부문 구조개혁 △자유무역체제 강화 등이 G20 정상 선언문 및 액션플랜에 대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항저우=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