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개회식 앞서 정상간 인사교환 및 단체촬영 진행
朴대통령-오바마, 대화 나누며 단체촬영 장소로 이동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톈안먼(天安門) 성루 외교 1년 만인 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항저우(杭州)에서 대면했다.

이날 만남은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 주최국 정상 자격으로 개회식에 앞서 항저우 국제전시장에서 참가국 정상들을 일일이 맞으며 이뤄졌다.

붉은 재킷과 회색 바지 차림의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50분께 차량을 타고 행사장에 도착했다.

이어 2층 리셉션홀로 이동, 오후 3시 10분께 시 주석과 짧은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참석 정상을 맞기 위해 행사장 중앙에 서 있는 시 주석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면서 시 주석을 향해 걸어갔다.

이어 먼저 손을 내민 시 주석과 악수했다.

두 사람은 미소를 띤 채 사진 촬영에 임했다.

시 주석은 다른 참석 정상과도 비슷한 표정으로 인사했다.

사진 촬영을 마친 박 대통령은 단체 기념촬영 장소로 이동, 시 주석 왼쪽으로 4번째 자리에 섰다.

박 대통령 뒤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위치했다.

박 대통령이 기념촬영을 위해 이동할 때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박 대통령은 단체 기념촬영을 마친 뒤 다른 정상들과 함께 개회식 장소로 이동했다.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과 나란히 앞서 갔으며 박 대통령은 그 뒤에서 따라갔다.

박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난 것은 한미 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공식 발표(7월8일)한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압박 공세를 계속하고 있으며 두 정상의 대면도 이런 차원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성루 외교로 한중이 신(新) 밀월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북한의 잇따른 도발 및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가 분기점을 맞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미국 우방 중에는 유일하게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참석, 시 주석과 나란히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올라 중국의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했다.

1954년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마오쩌둥(毛澤東) 국가주석이 함께 선 자리에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같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한반도 외교사의 한 장면으로 평가됐다.

당시 박 대통령은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함께 나란히 성루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올해 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고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성공하는 등 도발 위협을 계속하고 이에 대응해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한중 관계도 변화를 맞게 됐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크게 반발하면서 두 정상 역시 사드갈등 해소의 숙제를 안고 5일 정상회담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다.

(항저우연합뉴스) 정윤섭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