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준비' 분주한 여야 초선들…"튀어야 산다"
스터디모임·현장방문 총동원…'화제 끌어낼 필살기' 고심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 의원들이 주말도 잊은 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국정감사는 행정부에 대한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이 가장 빛을 발하는 '정기국회의 꽃'인데다 올해는 20대 국회 들어 처음 열리는 국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이에 따라 이번 국감 무대에서 '성과'를 내보이려는 의원들과 보좌진에게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지경이다.

특히 '데뷔전'을 치르게 될 초선들의 경우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19대 국회에서는 국감장에 일명 '괴물쥐'로 불리는 뉴트리아가 등장하는가 하면 성형기구, 드론, 몰카안경, 치약, 산양삼 박스 등 각종 기상천외한 '소품'이 동원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한 보좌관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상대적으로 평상시 언론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초선의원에게 국감은 그야말로 '장날'과도 같다"면서 "날카로운 지적으로 행정부를 기선을 제압하는 동시에 화제까지 끌어모은다면 대중적 인지도를 극대화할 유일무이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국감 준비를 위해 추석연휴를 반납한 보좌진은 부지기수다.

◇ 사전 스터디는 기본…밤낮으로 '열공 모드' = 분야별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상임위 현안을 꼼꼼히 챙기는 방식은 국감 준비의 '정석'이나 다름없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새누리당 김정재 의원은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분야 투자 확대를 장기과제로 삼는 동시에, 내년 대선을 앞둔 방송의 공정성 문제도 집중적으로 따져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김 의원의 보좌진은 원구성 직후부터 벌써 수개월째 관련 전문가들과 매주 조찬 스터디를 하면서 내공을 쌓고 있다.

주로 부처 관계자와 교수진으로 구성된 강연자들의 업무시간을 빼앗지 않기 위해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 시간을 쪼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지낸 보건복지위 소속 새누리당 김승희 의원은 전문 분야인 보건의료 문제를 깊숙이 파고드는 모습이다.

매일같이 관련분야 국책기관의 연구논문을 챙겨보는 한편 일선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민간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물론 의사, 간호사, 약사, 영양사에 이르기까지 각 직역 분야의 대표자들까지 수시로 간담회를 하며 국감의 방향을 잡아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 '현장에 답이 있다'…발로 뛰는 의원들 = 국감을 앞두고 직접 전국 방방곡곡 민생 현장을 찾아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발품형'도 상당수에 이른다.

국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군 의료체계와 장병복지를 점검하는 데 국감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

정부·군 관계자로부터 대면보고를 받거나 학계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여는 것 못지않게 실제 장병들의 생활환경을 점검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최근 논란을 부른 군 의료사고 문제와 관련해 각급 의무대와 군병원 등에 대한 '불시 방문'을 계획하고 있으며, 사병 식당이나 내무반 등의 생활시설도 방문해 실태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안전행정위 소속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은 언론인 출신답게 국감 준비활동을 '국민안전 르포'로 명명했다.

특히 휴일 이용객이 몰리는 지하철, 공연장, 쇼핑몰 등의 다중이용시설을 두루 돌아보고 직접 '안전 일제평가'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안행위가 국감 이전부터 각종 굵직한 일정이 유독 많은 상임위라는 점이다.

벌써 두 차례의 인사청문회를 하고, '백남기 청문회'까지 앞두고 있는 이 의원의 보좌진으로서는 국감 준비를 위해 일찌감치 추석 연휴를 '반납'했다는 후문이다.

◇ 전문가 출신 '정책 방향성' 초점 = 정계 진출 이전에 각자의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전문가 그룹' 의원들은 국감에서 과거 정책에 대한 지적보다도 현실적이고 실천가능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은 자타공인 '주거·부동산 전문가'이다.

주택청약시장 과열, 수도권과 지방 간 주거환경 격차 등의 주거 문제를 최우선 현안으로 두고 보다 현실적이고 실천가능한 정책 대안을 모색하고자 페이스북·블로그 등의 SNS에 시민 의견을 공모하는 창구도 개설했다.

아울러 미래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도시재생 프로그램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이번 국감을 통해 국가 차원의 관심을 환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미술·공예 분야 전문가로 다양한 연구와 사업을 전개해온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더민주 손혜원 의원은 우리 전통문화의 발전과 문화재 보호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국감에선 반구대 암각화 문제를 집중 조명하겠다는 계획으로, 대안제시를 위해 지역환경 보전대책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이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