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없다' 평가 속에서도 꾸준히 겸직 문제 제기돼
'포스트 비대위'가 전대 관리…비대위원장에 일각서 박주선 등 거론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이달 중순 추석 연휴를 전후로 '원톱 체제'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4·13 홍보비 파동으로 갑작스럽게 떠맡은 비대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고 원내대표직에 집중할 전망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정기국회를 대비해 열린 의원워크숍 마무리발언에서 "당헌·당규 개정안이 의원총회와 비대위원회의를 통과하면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라며 "그때까지 건설적으로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자신의 거취와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당내에서는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겸직에 따른 독주와 권력집중 논란이 야기돼왔다.

그러나 박 비대위원장은 홍보비 파동으로 휘청거린 당을 빠르게 안정화시키고 신생정당으로서의 틀거리를 차근차근 갖춰나가면서 논란을 불식시켰다.

각종 현안 대응에서도 기민하게 움직이고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협상에서도 중재력을 발휘해 나름대로 원내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박 비대위원장 외에 당내에서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분위기도 형성돼왔다.

박 비대위원장 스스로도 자신의 활약상에 대해 입버릇처럼 "북치고 장구쳤다"고 자화자찬 해왔다.

그러나 지난 23일 의원총회에서 당의 진로를 놓고 박 비대위원장과 황주홍 의원이 설전을 벌이다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도 하면서 독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황 의원이 겸직 문제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온 가운데 발생한 해프닝이었나, 박 비대위원장으로서도 거취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도록 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애초 박 비대위원장은 당헌·당규 개정 뒤 자신에게 거취 문제를 맡겨달라는 입장을 취해와 8월 말 이후 거취 문제를 정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왔다.

특히 박 비대위원장이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기 위해 미리 비대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비대위원장을 내려놓는 시기는 이달 중순 추석 연휴 전후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대 시기에 대해서는 연말 또는 연초로 보이나, 박 비대위원장은 연초에 무게를 두는 듯한 인상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의원워크숍에서 "지역위원장이 200명 이상으로 늘어나면 당원이 20만명으로 늘어나 호남 비중이 50%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현재 10만명 수준인 당원이 2배로 늘어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포석을 깔아둔 것으로 해석된다.

박 비대위원장의 후임으로는 외부 인사도 거론되고 있으나, 임기가 3개월 전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사실상 전대를 관리하는 역할이어서 적임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박주선 국회 부의장 등 중진이 이 역할을 맡지 않겠느냐는 말이 오가기도 한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박수윤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