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방문 하루 만에 첫 호남 찾아 '광폭 행보'
하락세 호남 지지율 복원이 최우선 과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일 야권 지지기반의 심장부인 광주를 찾는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첫 호남 방문이다.

민생 행보로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과시함으로써 중도층으로 지지기반을 확장하는 동시에, 야권의 지역적 텃밭인 호남을 챙김으로써 전통 지지층을 확고히 다지려는 '쌍끌이' 행보라는 분석이다.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위해 경남을 찾은 지 하루 만에 호남으로 발걸음 하는 강행군을 하면서 전방위로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8·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출 이후 닷새 만에 호남행 열차에 몸을 싣는 것은 이곳이 당의 지지율을 견인할 교두보라는 추 대표의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박 2일 일정으로 하룻밤을 묵는 것 역시 추 대표의 호남에 대한 애정과 함께 호남에서의 지지율 하락 등에 대한 위기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장 추 대표로서는 지난 4·13 총선에서 호남이 보여준 민심을 하루속히 복원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더민주에서 분화한 국민의당이 이 지역을 잠식하면서 자칫 교두보 자체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인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추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호남에 끊임없는 구애를 보냈다.

당 대표가 되면 호남특위 위원장을 맡고 매달 호남을 방문하겠다며 이 지역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물론 총선 이후 '홍보비 파동' 여파로 호남 민심의 흐름이 국민의당에서 더민주로 일정 부분 옮아오긴 했지만, 호남이 과거 '민주계'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남 민심 복원이 최우선 과제라는 게 추 대표의 인식이다.

게다가 전대를 전후해 더민주의 호남 지지율이 급전직하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추 대표에게는 큰 부담이다.

당 대표 경선 직전에 치러진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대거 당선돼 지도부에 편입되면서 그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22∼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남에서 더민주는 직전 조사보다 무려 10.6%포인트 지지율이 하락한 27.1%를 기록하면서 27.3%를 기록한 국민의당에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비록 대구 출신이긴 하지만 민주계에 몸을 던져 스스로를 '호남의 맏며느리'라 칭하는 추 대표의 등판이 이런 물길을 틀 수 있을지 주목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추 대표는 이날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 참석한 뒤 2일에는 민주화의 성지이자 야권의 상징인 5·18 민주묘역을 참배한다.

그 직후 민주묘역 민주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해 더민주가 야권의 적통임을 부각할 방침이다.

이어 기아자동차 노조사무실을 방문해 광주형 일자리를 주제로 간담회를 한다.

호남의 정치적 상징성과 함께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길 바라는 당 지도부의 희망이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서울·광주연합뉴스) 이상헌 서혜림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