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지식인연대 대표 "독재권력 강화 위해 빨치산그룹 힘 빼기"

북한 당국이 최근 한국으로 망명한 주영(駐英)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의 부인이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 오백룡의 일가로 알려지면서 빨치산 2세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에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초청 북한 실상 설명회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어제의 충신이 저절로 오늘의 충신이 되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대표는 "김 위원장의 방침이 나오자 노동당 조직부 6과가 직접 나서 항일빨치산 2세들의 생활에 대한 전면적인 검열을 시작했다"면서 "국가안전보위성을 동원해 이들이 사는 평양 창전거리 주택에 CCTV와 도청장치는 물론 경비병을 통해 감시하는 등 가택연금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북한 권력의 주를 이루는 기득권세력들을 손보고 있다"면서 "독재권력 강화를 위해 항일빨치산 그룹에 대한 힘 빼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김정은은 항일빨치산 그룹들이 외화벌이 기관의 총괄자이자 대남 총책으로 알려진 오극렬(빨치산 출신 오중성의 아들)에게 줄서고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의 권력기반에 누가 미칠 것을 고려해 노동당 제7차 대회를 계기로 (빨치산 그룹들에) 집에 들어가 쉬라고 명령했다는 말을 대북 소식통을 통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일빨치산 그룹에 신망이 높았던 중앙당 민방위 부장 오일정(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도 2015년 11월에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함께 동시에 해임해버렸다"면서 "상징적으로 측근을 옆에 두는 것이 나쁠 것 없다는 판단하에 최룡해만을 노동당의 바지사장으로 앉혀놓았다"고 주장했다.

최룡해는 김일성 주석의 절친한 항일빨치산 동료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1982년 사망)의 차남이다.

한편 태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과학 참사를 지닌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명예이사장은 "북한 독재정권이 북한 외교관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고 생활 편의를 보장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동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세습체제와 폐쇄정책을 포기하고 개방으로 나가지 않는 한 엘리트층의 탈북과 망명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곽명일 기자 nkfutu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