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과 관계회복 주목…비문 주자들 경계심 불식 시도 '당내 통합' 행보
대선주자들에 "무대 잘 깔아드리겠다…공정한 대선경선 관리"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대표가 취임 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잘 모시겠다"고 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추 대표는 또한 문재인 전 대표 뿐 아니라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의 잠룡들에게도 '릴레이 전화'를 걸어 소통에 나서는 등 내부 통합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김 전 대표와의 '구원'을 풀고 관계회복에 나선 것이다.

이와 함께 친문(친문재인) 지도부 출범으로 '문재인 대세론'에 대한 다른 주자들의 경계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예비주자들과의 '유선 스킨십'을 통해 공정한 대선관리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려는 차원도 있어 보인다.

복수의 야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추 대표는 8·27 전당대회 이튿날인 28일 오전 김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 인사와 함께 "조만간 찾아뵙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 측 인사는 "김 전 대표가 반갑게 맞아주셨고 추 대표가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했다"며 "통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잠깐 통화했고 언젠 한번 보자는 이야기를 했다"며 "지금은 일을 시작할 때이니 일을 잘 시작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경선과정에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관련, '김종인 책임론'을 제기했고 김 전 대표가 정면 반박하면서 장외에서 충돌한 바 있다.

두 사람은 2004년 민주당 공천파동인 '옥새파동'에 함께 휩싸이는 등 악연으로 얽혀있다.

또한 추 대표는 '노동자' 표현 삭제로 문제가 됐던 강령 개정 논란에 대해서도 김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7일 대표 당선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에 대해 "배가 난파선처럼 흔들릴 때 잘 잡아주셨다"며 "김 대표가 제시한 경제민주화가 국민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도록 역할 공간을 드리겠다"고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이에 따라 추 대표가 향후 김 전 대표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부여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추 대표는 28일 문 전 대표를 비롯, 야당의 대선주자군으로 꼽히는 주요 인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통화했다.

한 예비주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축하인사를 나눴다"며 "추 대표가 '경선과정을 공정하게 잘 관리하겠다'는 말씀도 했다"고 전했다.

추 대표는 전대 직후 수락연설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당 대권주자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모두 함께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 정당사에 길이 남을 역동적인 경선을 함께 만들자"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가 약속드린 것처럼 각 대선주자들께서 결심섰을 때에는 당이 비전을 제시하는 창구가 되도록 무대를 잘 깔아드리겠다.

그 분들께 협조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김 전 대표에게는 "너무너무 고생하셨다"며 "조만간 만나뵙고 좋은 말씀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이정현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