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민주 새 지도부 상견례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세 번째)가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새 지도부와 상견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전해철·김영주 최고위원, 추 대표, 송현섭·심기준 최고위원, 신창현 비서실장 내정자, 김병관·양향자·김춘진 최고위원.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 더민주 새 지도부 상견례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세 번째)가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새 지도부와 상견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전해철·김영주 최고위원, 추 대표, 송현섭·심기준 최고위원, 신창현 비서실장 내정자, 김병관·양향자·김춘진 최고위원.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추미애 대세론’이 뒤집히는 이변은 없었다. 당내 범주류에 속하는 추미애 의원이 27일 서울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친문(친문재인)계 등 주류의 지원을 등에 업고 압승을 거두며 더민주 대표가 됐다. 추 대표는 박순천 여사(민주당 총재)와 박영숙 여사(평화민주당 총재대행), 박근혜 대통령(한나라당 대표), 한명숙 전 총리(민주통합당 대표) 등으로 이어져온 한국 정당사의 여성 당수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대표로 선출된 뒤 한 기자회견에서 “국민을 힘들게 했던 찜통더위가 사라지고 ‘추풍(秋風)’이 불기 시작했다. 오늘 우리 당에도 분열주의, 패배주의, 지역주의의 악령을 몰아낼 추풍이 왔다”며 “당을 가을 전어처럼 살찌워 집 나간 당원들이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또 “이제부터 주류·비주류, 친문·비문이라는 말이 안 나오게 균형 있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분열, 패배주의, 낡은 정치를 결별해야 할 세 가지 악습으로 지목하면서 “강력한 통합과 승리하는 야당, 네트워크·분권·직접민주주의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이 국민이 가라는 길을 외면하면 단호히 맞서겠다”며 “고난과 탄압이 있어도 그 길을 가야 선명하고 강한 야당이 되고 수권 비전을 마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명성 자체가 아니라 국익을 지키고 민생을 살리는 데 단호하게 하면 ‘민생이 살아날 숨구멍이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대해 “배가 난파선처럼 흔들릴 때 잘 잡아줬다”며 “김 대표가 제시한 경제민주화가 국민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도록 역할 공간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서는 기존 지도부와 분명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그는 “사드 배치 반대는 원래 있던 당론으로 이를 뚜렷이 하겠다”며 “한반도에서 중국과 미국이 충돌하게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후보 단일화, 이런 꼼수 시나리오 자체를 싫어한다”며 “민생에 대답하고 책임감 있는 정당에 신뢰가 쌓이고 민심이 오는 것이지 감나무 아래에서 팔짱 끼고 감 떨어지길 기다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친문 일색으로 꾸려진 당 지도부를 이끌어야 하는 추 대표는 호남 민심 복원이라는 만만찮은 숙제를 떠안고 있다. 그는 “내 출생이 영남이냐 호남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입당한 뒤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당과 고난을 함께했고, 호남 민심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은정진/김기만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