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비판 재료될 수 있는 문구 요구해 성사되자 동의"
"성명 불발 가능성 고려해 미국이 초안에서부터 중국 배려"

중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성명에 동의한 것에는 머지않아 자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고 일본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중국이 다음 달 4∼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G20 회의의 성공을 위해 "'중국 대(對) 한미일'보다는 협력 관계"를 부각하려 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나 현시점에서는 대립 격화를 피하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주도하는 "책임 있는 대국"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려 한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의장을 맡는 G20의 성공을 하반기 가장 중요한 외교 과제로 삼고 있다"며 중국의 성명 동참 역시 G20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성명에 들어간 '안보리 구성원은 한반도와 주변의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문장이 중국의 입장에서 사드 비판의 재료로 삼을 수 있는 내용이며 여기에 중국의 의향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아사히(朝日)신문과 산케이(産經)신문은 이런 내용이 반영됐기 때문에 중국이 성명에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으며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 문장이 중국의 요구에 따라 삽입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달 9일 안보리가 언론에 성명을 내려고 협의할 때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위협을 구실로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미사일 요격 거점을 구축해서는 안된다"는 문구를 넣도록 요구했고 결국 미국과 중국의 대립으로 성명이 불발에 그친 것을 거론하며 이번에는 미국이 초안에서부터 중국을 배려했다고 전했다.

안보리는 북한이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포함해 4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쏜 것을 규탄하는 성명을 미국 뉴욕 현지시간 26일 발표해 "추가적인 중대조치"를 하겠다고 천명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