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사일 발사 단골수행 김정식 부부장과 껴안고 간부들과 담배 피워

북한은 25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미사일 개발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어둠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풍랑 사나운 날바다를 헤치시며 발사현장에 또다시 나오시어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시험 발사를 지도하셨다"며 1~2면에 관련 컬러사진 24장을 게재했다.

미사일 발사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날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 이뤄진 SLBM 시험발사 장면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사진에는 흰색 상의에 회색 하의를 입은 김정은이 리병철 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정식 부부장 등과 함께 바지선에 설치된 '감시소' 바닥에 좁게 둘러앉아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 장면이 담겼다.

김정은이 SLBM 시험발사를 참관한 '감시소'에는 미사일 비행 궤적 등으로 보이는 각종 정보가 담긴 모니터 여러 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 모니터에는 SLBM이 고각으로 비행한 다음 최정점 고도에서 낙하하는 궤적이 나와 있고, 은밀성을 요구하는 잠수함에서 SLBM이 수중 사출될 때 나는 소리를 표시한 궤적도 표시됐다.

또 동체에 큰 글자로 '북극성'이라고 쓰인 SLBM이 불꽃을 내뿜으며 해수면 위에서 솟구치는 사진 여러 장과 긴 궤적을 남기며 하늘을 날아가는 모습도 담겼다.

특히 이번 SLBM은 과거 때와 달리 2단 추진체 하단부에 격자 모양의 날개(GRID FIN)를 단 것으로 식별되어 일부 개량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하단부에 격자형 날개를 단 것이 식별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6월 23일 노동신문이 공개한 무수단(화성-10) 중거리 미사일 하단부에도 격자형 날개 8개가 달린 것이 식별됐다.

페트병으로 에어로켓을 만들 때 똑바로 비행하도록 하단부를 'ㄴ'자 모양으로 여러 개 만드는 형태이다.

서방국가에서는 실제 미사일 하단부에 이런 모양의 격자 날개를 달지 않는다.

이는 옛 소련이 사용했던 기술로, 미사일 동체의 무게중심을 맞추고 공기저항으로 동체가 비정상적으로 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보조 날개 형태이다.

북한의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인 KN-02에도 이런 격자형 날개 4개가 달려 있다.

김정은은 이번 SLBM 발사현장에서 망원경을 들고 발사 장면을 지켜봤고 발사 이후에는 김정식 부부장 등과 껴안으며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6월 화성-10(무수단) 시험발사 등 북한의 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단골로 김정은을 수행하고 있다.

노동신문 사진에는 어떤 간부가 무릎을 꿇고 김정은을 끌어안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으며, 다른 간부들이 울먹이는 모습도 나왔다.

김정은이 관계자들과 잠수함 앞에서 촬영한 기념사진도 신문에 게재됐다.

'애연가'인 김정은이 오른손에 담배를 들고 있는 가운데 리병철과 김정식을 비롯한 곁의 여러 간부들도 함께 손에 담배를 든 모습도 포착됐다.

북한 정권 '2인자'로 불리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조차 김정은에게 말을 건넬 때 무릎을 꿇을 정도로 권위적인 분위기의 북한에서 간부들이 김정은과 함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정권 분위기상 상당히 보기 어려운 모습"이라며 "간부들과 격의없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친근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hapy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