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패 증정…'경제할배' 문구에 "별로 늙지도 않았는데 할배라고 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가 24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지난 7개월간의 '비상 지도체제'에 마침표를 찍었다.

27일 공식 퇴임을 앞두고 열린 이날 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은 차기 지도부에 대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다음 지도부에도 합류하는 우상호 원내대표는 "마지막 회의라고 하시니 저까지 뭔가 괜히 마지막인 것 같다"라고 농담을 던지면서 "이번 비대위가 가장 안정적이고, 단합도 잘된 것이 아닌가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후임 지도부가 구성되면 이 전통과 기풍을 이어서 당이 잘 운영되도록 해 나가자"라면서 "비대위를 그만둔다고 당을 떠나는 것이 아니란 점을 강조한다"고 향후 비대위원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다른 비대위원들의 당부도 이어졌다.

통상 회의에선 김 대표와 우 원내대표만 대표로 발언을 했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전원이 돌아가면서 짧은 소회를 밝혔다.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더민주에 합류한 진영 비대위원은 "몸소 느낀 여야의 차이점은 역사를 대하는 태도"라면서 "더민주에는 정치지도자들의 사진이 있는데 새누리당은 전직과 단절하려는 모습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에 대해 "현안 문제에 정당으로서 얼마나 기여하고, 정부를 견인하느냐를 보면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당도 세계화해야 한다.

선진국 정당이 어떻게 하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호 비대위원은 "위원들이 절제와 품위, 책임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며 "후임 지도부도 절제와 품위, 책임감을 갖고 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양승조 비대위원도 "내부 분열하고, 갈등을 야기하고 표출하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지도부"라면서 "이를 차기 지도부가 명심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비대위원은 호남에 대한 지도부의 더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이춘석 비대위원은 전북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 연설회에서 지역현안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 "우리당과 국민의당, 새누리당의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니, 지도부에서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개호 비대위원은 "호남 출신의 소수자로서 소외감을 느낀다"면서 "광주·전남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지 못하면 우리는 영원한 야당"이라고 지적했다.

회의 뒤에는 김 대표에게 감사패를 증정하는 조촐한 행사도 마련됐다.

대표 비서실에서 준비한 감사패에는 "위풍당당한 풍모, 정국을 들었다 놨다 하는 촌철살인, 지나침이 없는 품위 있는 미소. 위기의 당을 이기는 당으로, 수권정당의 꿈을 크게 키워준 '경제할배' 김종인 대표님의 헌신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이 패를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문구를 읽은 김 대표가 "별로 늙지도 않았는데 할배라고 해~"라고 '불평 아닌 불평'을 하면서 주변 참모들이 폭소하기도 했다.

비대위는 해산하지만 당 안팎에선 김 대표의 '대선 역할론'에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회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권 잠룡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개헌은 천천히 진행돼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지금 우리나라의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경제 활성화도, 정치안정도 어렵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개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반대를 하는 얘기도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