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측병이 발견하고 어선이 구조…귀순 의사 확인 중

최근 서해 상으로 북한 주민 3명이 귀순한 데 이어 연평도에서도 북한 주민이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구조됐다.

24일 연평도 어민들에 따르면 오전 7시 10분께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북한 주민 A(27)씨가 스티로폼을 잡고 표류하는 것을 군 관측병이 발견했다.

때마침 이 해역을 지나던 어선도 A씨를 발견하고 약 5분 만인 7시 15분께 A씨를 구조했다.

어 선 선장 이모씨는 "아침에 어구를 설치하러 배를 몰고 가는데 사람이 스티로폼을 잡고 표류하고 있어 끌어올렸다"며 "북에서 왔느냐고 묻자 말을 안 했지만 나중에 몇 마디 할 때 북한 사투리를 쓰는 것을 보고 북한 사람인 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기진맥진한 표정의 A씨는 표류 당시 팬티만 입고 있었다.

선장은 어선을 몰고 연평도로 귀항해 이 남성을 군 당국에 인계했다
보안당국은 A씨가 스스로 탈북했는지, 해양조난사고를 당한 것인지를 조사하며 귀순 의사를 확인하고 있다.

보안당국 관계자는 "북한 주민이 오늘 오전 구조된 사실은 있지만 구체적 내용은 보안 사항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단 이날 파도가 잠잠하고 기상이 좋았던 점을 고려하면 해양조난 사고 가능성 보다는 자발적인 탈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군 관계자는 "연평도와 북한은 가까운 곳은 10여㎞ 떨어져 있어 조류를 타고 오는 것도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귀순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7일에는 북한 주민 3명이 어선을 타고 인천 해역을 지나다가 평택해경에 발견됐다.

평안북도에서 출발한 북한 주민들은 당시 곧바로 귀순 의사를 밝혔고, 국정원 합동신문센터로 넘겨져 귀순 경로 등을 진술했다.

근래 수년간 서해에서는 북한 주민의 귀순이 이어져 왔다.

2011년 2월 북한 주민 31명이 어선을 타고 연평도 해상으로 남하했다가 이 중 4명이 귀순하고 27명은 북한으로 돌아갔다.

또 같은 해 11월에도 북한 주민 21명이 목선을 타고 남하, 전원 귀순했다.

2014년 8월에는 북한 주민 2명이 강화군 교동도로 헤엄쳐 넘어와 귀순했고 2015년 10월에도 북한 주민 1명이 비슷한 방식으로 교동도로 와 귀순했다.

합동참모본부가 작년 9월 국정감사 때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약 5년간 군사분계선(MDL)과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귀순자는 모두 65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육상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탈북자는 4명, 남북출입국사무소(CIQ)로 귀순한 사람은 2명이고 나머지 59명은 동해·서해안이나 해상으로 귀순했다.

해상 귀순 중 약 40명은 서해 경로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손현규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