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문가 "노동 미사일 발사·사이버 테러 등 가능성"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시작 이틀만이자 선군절을 하루 앞두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것은 추가 도발의 신호탄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4일 오전 5시 30분께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SLBM 1발을 시험발사했다.

북한이 SLBM을 발사한 것은 지난 7월 9일 이후 처음이다.

한미가 UFG 연습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발사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일종의 '기선 제압용'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북한이 한미훈련에 대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인민군 총참모부·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잇달아 내놓으며 "사소한 침략 징후라도 보이는 경우 가차 없이 우리 식의 핵 선제 타격을 퍼붓겠다"며 반발해왔기 때문이다.

미군 2만 5천여 명과 한국군 5만여 명이 참가하는 이번 훈련이 다음달 2일까지 약 열흘간이나 계속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한국 망명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주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추가 '도발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태영호의 탈북은 북한 내부로서는 타격이 될 수 있는데,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는 외부에 적을 두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법이 있고 과거에도 비슷한 전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태 공사의 망명 소식을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보도한 채 대내 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을 통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으면서 주민 통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1960년 8월 25일 과거 한국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진입한 '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선군절(25일)과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9차 대회(오는 26일 개막)를 앞두고 SLBM 발사가 이뤄진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선군절과 청년동맹 대회를 맞아 김정일의 유훈통치를 강화하고 군부의 충성심을 이끌어내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 추가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예상되는 구체적인 도발 형태로는 노동 미사일(사거리 1천300㎞) 또는 신형 방사포 발사, 사이버 테러 등이 거론되지만 당장 핵실험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직접적으로 북한한계선(NLL) 수역에서 군사적 행동에 나서는 것은 북한이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 있어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간접적 시위하는 방향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이상현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