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귀순에 대해 “한국이 범죄자를 끌어들여 동족 대결에 써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북한의 테러 위협이 증가했다고 보고 주의를 당부했다.

북한은 태 공사의 귀순을 우리 정부가 발표한 지 사흘 만인 지난 20일 조선중앙통신에 논평을 내고 “도주자는 많은 국가 자금을 횡령하고 국가 비밀을 팔아먹었으며 미성년 강간 범죄까지 감행해 지난 6월 이미 소환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1일 브리핑을 하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향, 이들 업무와 연관된 김영철 등 주요 간부의 충성 경쟁과 책임 만회 등으로 볼 때 북한은 주민들의 동요를 차단하고 추가 탈북 방지, 대남 국면 전환을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요 탈북민 대상 테러, 해외 공관원 및 교민 납치, 인권활동 중인 반북 활동가 암살, 사이버테러 등을 벌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당국자는 “김정은이 식당종업원 귀순과 관련해 북·중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테러단을 파견했다”며 여행 자제 등을 당부했다.

태 공사 사례에서 나타나듯 탈북 이유로 생활고보다는 북한 체제의 염증 등 정치적 이유가 늘어났다고 통일부는 분석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