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하나원 수료생 설문조사 분석…"韓정보 접촉 증대로 실상 인지"

2000년대 이후 탈북민 중 중산층의 비중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경제적 이유보다 자유에 대한 동경 등 '비경제적' 이유에 따른 탈북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가 21일 발표한 하나원 수료생 대상 설문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북한 거주시 소득이 '보통 이상'이라고 평가한 비율은 2001년 이전에는 19%였지만 2014년 이후 조사에서는 55.9%로 늘었다.

북한 거주 당시 생활수준을 '중·상급'이라고 답한 비율도 2001년 이전에는 23.5%에 그쳤지만 2014년 이후 조사에서는 66.8%였다.

반면 북한에서의 소득이 '충분하지 않았다'거나 생활수준이 '하급'이었다고 평가한 탈북자는 2000년대 초반 이후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통일부는 최근 탈북자일수록 빈곤 등 '경제적 사유'로 탈북한 경우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고도 밝혔다.

2001년 이전 조사에서 탈북 이유로 '배고픔과 경제적 어려움'을 꼽은 탈북자는 70%에 육박했으나 2014∼2016년에는 1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자유에 대한 동경이나 북한 정치체제에 대한 불만, 북한 당국의 감시와 위협 등 '비경제적 사유'로 인한 탈북은 증가 추세였다고 통일부는 분석했다.

최근 탈북자일수록 한국에 대한 호감도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을 좋게 생각했다고 답한 탈북자는 2001년 이전 20%대 초반이었으나 2014∼2016년에는 70%대 후반까지 늘어났다.

통일부는 "자유 동경, 체제 불만 등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이민형 탈북'이 증가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보·문화 등 외부 접촉 증대로 점차 많은 북한 주민들이 실상을 인지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최근 귀순한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도 외국에서 자란 아들의 교육 문제 등이 한국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