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의원대회…秋 '굳히기', 金·李 '뒤집기' 연설대결

더불어민주당의 8·27 전당대회 당권 경쟁 레이스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당권주자들이 20일 서로 물고 물리는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다.

추미애 후보는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지원을 등에 업고 굳히기에 나섰고, 이에 맞서 김상곤·이종걸 후보는 추 후보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뒤집기를 시도했다.

특히 추 후보는 상대 후보들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고 통합을 강조했으나 이 후보는 추 후보를 '최악의 분열주의자'라며 지칭하며 집중 공세를 펼쳤고, 김 후보는 추 후보에 대한 공격에 주력하는 동시에 이 후보를 겨냥해서도 '문재인 물귀신'이라고 비판하며 친문 진영에 구애를 보냈다.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지역 대의원대회에는 3천명에 가까운 당원들이 모여들었다.

서울시당 위원장 선거에서 친문과 비문 진영간 팽팽한 승부가 펼쳐지는데다 그 결과가 당권 경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첫 연설자로 나선 이 후보는 "만약 특정 후보를 이미 대선후보라 생각하는 당 대표가 나온다면, 그래서 경선 결과가 뻔해 보인다면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라며 "그런 당 대표는 그가 지키겠다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도 약이 아니라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직 비주류 연대통합파 이종걸만이 우리 당을 단합시키고 전통적인 지지층을 회복해 야권을 하나로 묶어 정권교체를 반드시 할 수 있다"면서 "문심(文心)에 기대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무조건 분열주의자라고 하는 그자야말로 최악의 분열주의자"라고 말했다.

추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꼭 통합하라'는 마지막 당부의 말씀을 새기고 있고, 정치를 시작한 이후 21년간 단 한 번도 당적을 안 바꾼 추미애가 평화·민주 세력의 통합과 화해에 앞장설 것"이라며 "공정한 대선 경선의 중심 '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선 후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는, 대선 승리의 길을 만들 것"이라며 "더 이상 분열을 멈추고 반드시 통합해야 한다.

더 흔들려선 안 된다.

민주 종가 맏며느리 추미애가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친문에 이어 문 전 대표를 호가호위하는 '호문'까지 나타나며 후보들이 집권이 아니라 당권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추 후보는 '문 전 대표만 있으면 되고 야권연대는 필요없다'고, 이 후보는 '문 전 대표를 버리자, 문 전 대표로는 야권연대가 안 된다'고 하는데 이래서야 정권교체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또 "문 전 대표는 우리당 최고의 자산이다.

'문재인 불가론'을 외치는 이 후보는 문재인 바지춤을 잡고 물귀신이 되려고 한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노동법 날치기로 당원자격 정지까지 당한 추 후보야말로 난폭운전으로 면허정지까지 당한 것 아니냐"고 상대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는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에서 팽팽한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김영주·박홍근 후보 역시 뜨거운 연설 대결을 펼쳤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축사에서 "중앙정부가 나서서 지방정부 사업을 가로막는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인가"라며 서울시의 청년수당 정책에 반대하는 정부를 비판하면서 "대한민국은 중앙집권 독재국가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시대를 바꾸고 미래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이정현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