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역 반발·비용·공사기간 등 난제 많아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될 경북 성주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이른바 '제3후보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 또한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달 13일 사드를 성주의 성산포대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곳이 인구가 밀집된 성주읍과 약 1.5㎞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전자파 유해성 등을 우려한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닥쳤다.

이후 사드포대를 성주군 내 인구 밀집도가 떨어지는 다른 곳에 배치하자는 이른바 '제3후보지'가 일부에서 대안으로 제시됐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성주군에서 추천하는 새로운 지역이 있다면 면밀히 조사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제3후보지'가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주목을 받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이 18일 사드 배치 부지와 관련, "성주지역 내라면 군사적 효용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밝히면서 군이 성산포대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해 제3후보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는 형국이다.

그동안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 인근 임야 등이 제3후보지로 거론됐다.

그러나 성주군내 다른 곳에 사드포대를 배치하는 방안도 기존 성산포대에 배치하는 계획 못지않게 난관들이 많아 실제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정부가 제3후보지 검토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성주 주민들의 일치된 의견'부터 이뤄질지 장담하기 힘들다.

이날 성주에서는 사드배치 철회 투쟁위원회와 군민 간 토론회가 열렸지만 '제3 후보지'에 대해 "수용하자"는 의견과 "다른 지역도 안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설사 '제3후보지'에 성주 군민들이 의견 일치를 본다 하더라도 전망은 여전히 낙관하기 어렵다.

우선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는 롯데 스카이힐 성주골프장 인근 임야는 해발 680m로 고지대인 데다 주변에 민가가 드물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유지라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매입이 가능할지조차 불투명하다.

특히 사드 레이더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7㎞ 거리에 1만4천 명이 거주하는 김천혁신도시가 있어 벌써부터 이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염속봉산과 까치산 등은 기지 건설을 위해 산을 깎는 등의 대규모 공사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져 한미 군 당국이 발표한 '내년 내 사드 운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군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썬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통일된 의견을 주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 "적절한 제3후보지가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그 이후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