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찾아가 장시간 대화를 나눈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박 시장과 손 전 고문 모두 야권의 '잠룡'인데다 손 전 고문이 최근 정치행보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만남은 여러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이번 주 지리산 등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는 박 시장은 17일 손 전 고문이 머물고 있는 강진 백련사 인근 토담집에 들렀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이 18일 전했다.

손 전 고문은 토담집에서 박 시장에게 차를 대접한 뒤 강진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같이했다. 지난 2월 손 전 고문의 사위 빈소에서 만난 이후 처음이다.

박 시장과 손 전 고문은 경기고 동문으로, 박 시장이 시민사회 활동을 하고 손 전 고문이 경기도지사를 지낼 당시에도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이 야권통합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손 전 고문이 박 시장을 지원사격하기도 했다.

이번 회동은 두 사람이 대권행보를 본격화하려는 수순 밟기의 성격을 띤 것으로 정치권에서 보고 있다.

더구나 박 시장이 최근 청년수당 문제로 박근혜 정부와 한껏 각을 세우며 보폭을 넓히고 있고, 손 전 고문은 '칩거'를 마치고 바깥 나들이를 하면서 사실상 정치재개의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특히 더민주의 대권후보 구도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독주하는 가운데, 사실상 후발 주자인 박 시장과 손 전 고문이 만난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양측은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만남이 아닌 만큼 정치적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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