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위 "말 꺼내지 않는다"…군민 사이에는 조금씩 거론

사드배치 대안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어 내일 국방부 장관과 사드철회 투쟁위원회 간 간담회 때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심이 쏠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3 후보지에 대한 대화가 오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17일 오후 2시 경북 성주군청 4층 대회의실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투쟁위원회가 2시간 동안 간담회를 연다.

지난달 15일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 국방부 장관이 성주를 방문한 바 있지만, 공식 간담회로선 이번이 처음이다.

투쟁위의 간담회 참석 대상은 공동위원장 4명, 내무조직·대외정책국장, 7개 분과 단장·부단장 등 20여 명이다.

투쟁위 관계자는 "일단 간담회를 수락했지만, 우리 요구는 사드철회 이외에는 없다"고 밝혔다.

또 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사드배치 후보지 평가와 시뮬레이션 결과를 요구하고 이를 살펴보는 것"이라며 "협상은 절대 아니고 제3의 장소에 대해 말을 꺼내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간담회를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투쟁위의 이 같은 방침으로 봐선 앞으로 상당 기간 대안론이 공식 회의에서는 거론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 국방부 장관과 간담회 다음날인 18일 오후 2시 군청 1층 대강당에서는 군민과 투쟁위가 2시간 동안 소통한다.

즉 투쟁위가 국방부 장관과 한 간담회 내용을 군민에게 보고하고 대화를 하는 한편 향후 투쟁위 진로를 모색하는 것이다.

군민 누구나 참석할 수 있고 자유 토론을 하는 간담회라는 특성상 대안론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김관용 도지사의 호소문 발표와 성주지역 27개 단체의 도지사 지지성명 발표 등은 대안론에 대한 무게를 실어줬다.

성주지역 한 민간단체 대표는 "군민 모두 한 달 넘게 사드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하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제 천천히 대안론에 대해 생각해볼 시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투쟁위 내부에서도 사실상 '금기사항'인 대안론을 조금씩 언급하는 시점이됐다.

국방부가 앞으로 얼마만큼 진정성을 갖고 군민·투쟁위와 소통하느냐가 투쟁위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3의 후보지로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등이 거론될 때만 해도 대안론이 확산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성주읍 성주군청에서 북쪽으로 18㎞ 떨어진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 인근 임야가 거론된 후 지역민 사이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여론이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

성주골프장 인근 지역은 오히려 김천시가 더 가까운 데다 북쪽으로 향하는 레이다의 안전성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쟁위 한 관계자는 "투쟁위 밖에서 대안론이 나오고 있으나 현재 투쟁위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대안론을 두고 자칫 군민 간에 갈등이 빚어지는 부분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par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