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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남중국해·사드·동중국해 공세까지…회의개최 '빨간불'

남중국해 분쟁과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로 동북아에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면서 하반기 한중일 3국의 역학관계에 관심이 쏠린다.

8월 말∼9월 초부터 연쇄적으로 펼쳐질 동북아 역내 주요 외교 일정을 앞두고 각종 현안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할지, 아니면 봉합되는 양상으로 전개될지 갈림길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외교가는 이를 가늠할 잣대 중 하나로 이달 중 일본에서 한중일 3국의 외교 수장들이 만날 수 있을지를 주목하고 있다.

올해 한일중 3국 정상회의 의장국인 일본은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3국 외교장관회의를 자국에서 이달 하순 개최하는 방안을 한국과 중국에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3국 외교 수장들이 모이면 중일, 한중 등 양자 외교장관회담 개최를 통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와 사드 문제 등 갈등 현안에 대해 의견 접근을 시도할 수 있는 장이 생긴다.

이는 다음 달 4∼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요한 정지 작업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변수는 최근 남중국해·사드 뿐아니라 동중국해 문제로도 한미일과 갈등 구도가 심화하고 있는 중국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다.

당초 한중일은 외교장관회의 개최에 원칙적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과 일본이 최근 동중국해 센카쿠열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격화하면서 상황이 불투명해졌다.

중국은 일본 측이 제안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의 구체적 개최 시기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있어 협의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해경국 선박과 어선들은 이달 5일부터 일본이 자국 영해로 규정한 센카쿠 열도 인근 수역에 연일 접근하며 일본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이 주일 중국대사를 불러 항의했고, 중국은 3국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방일 조율차 계획됐던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장조리의 일본 방문을 돌연 취소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일 동중국해 공세는 미국과 함께 남중국해 문제에서 거세게 중국을 밀어붙였던 일본에 대한 일종의 시위이자 존재감 과시라고 일차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이 일본 패전일(8월15일)을 앞두고 일본 각료들이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지 않도록 하라는 의견을 이례적으로 일본 정부에 전달한 것도 이런 대일 '압박모드'의 목적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일본이 의장국으로서 주도하는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호락호락하게 협력하지 않겠다는 뜻이 들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13일 "중국이 미국과의 전략적 대결 관계에서 어려운 처지를 돌파하기 위해 약한 고리를 치고 나오는 것"이라며 센카쿠·야스쿠니 공세는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앞둔 '명분 축적용'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G20 의장국으로서의 체면 등을 의식해 완전히 판을 깨지는 못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만일 중국이 3국 외교장관회의에 협조하는 태도로 돌아서고, 이를 통해 G20 등 가을 연쇄 정상회담으로 갈 수 있는 봉합의 '징검다리'가 마련되면 동북아 정세 전개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한중일 정상회의 재개를 주도한 우리 정부도 3국 외교장관회의가 성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외무상이 전날 통화에서 "3국 정상회의를 비롯한 3국 협력이 금년에도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도 중국에 대한 설득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도 상당히 중국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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