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정부가 지난 10일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국가전략 프로젝트 9개를 선정한데 대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렇게 수시로 바꿔서 얘기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 우리나라 경제의 장기적인 정체 상태를 보고 우리가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할지 여러모로 생각해왔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모든 분야에서 상당히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활력있는 나라로 바꾸려면 그동안 모든 분야에서 정체된 상황을 새롭게 재편하는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해온 제조업이 매우 취약한 상태인데, 취약한 제조업 분야를 어떻게 다시 소생시켜서 국제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독일을 예로 들어 "80년대 많은 경제학자들과 미래학자들이 21세기가 되면 19세기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독일 경제가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21세기를 지나 벌써 2016년이 됐음에도 독일 제조업 경제는 가장 활발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국가만이 가장 먼저 경제회복을 보인 실례를 우리는 알고 있다"며 "막연하게 새로운 것에만 집착하지 말고,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분야를 어떻게 다시 소생시킬 수 있을지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AI(인공지능) 분야와 관련, "AI란 것이 우리가 오래 전부터 알던 게 아니라 '알파고'를 보면서 우리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AI를 전공한 분을 찾기 굉장히 어렵다 보니 유사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이걸 좋은 기회로 삼아 정부 지원을 받아보자는 열의가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예산 배정 자체도 지속적인 연구를 추진하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것에 집착, 과거에 추진돼온 연구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곳에 자원이 배분되는 상황"이라며 "미래의 먹거리 사업, 우리 경제의 능력을 배양하는 측면에 대해 정부는 보다 더 심도있는 분석과 계획을 마련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