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전 김종인-우상호 투톱 사전 조율…개별 의원들 난상토론 없어
"與, 우려먹을 만큼 우려먹은 것 아니냐…이만큼 했으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당 소속 초선의원 6명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방중과 관련해 "양국 외교관계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에서 "의총에서 방중했던 김영호 의원의 귀국보고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보고에 따르면 사드배치 진행에 따라 중국 정부의 대응전략이 확고히 마련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중국 내부 여론이 상당히 심각하고 일방적인 사드배치가 강행될 경우 신냉전체제가 구축돼 양국관계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학계와의 만남에서는 다음 달 G20(주요 20개국) 회의 때 양국 정상이 만나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했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개별 의원들의 사드 방중에 대한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의총 전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사전조율을 거쳤으며, 김 의원으로부터 방중 결과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기 원내대변인은 "상당히 민감한 부분도 있어 공론화가 분위기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있다"고 말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내부 토론이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대해 "매우 민감한 문제다.

중국 학자들이 토론 내용이 공개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일부 강한 어필이 있어서 김영호 의원이 유감 표명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세력이 방중을 정쟁화시켜 국내 정치에 악용한 측면이 있어서 그런 노림수에 말려들지 않도록 방중단이 최대한 신중한 외교 행보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에 대해 대통령과 여당은 우려먹을 만큼 우려먹은 것 아니냐. 우병우 민정수석 스캔들과 국정쇄신 개혁 목소리를 방중 의원들에게 집중하면서 국면 전환한 성과가 그들에겐 있었다"며 "이만큼 했으면 정신 차리고 좀 더 건설적인 논의가 되도록 본연의 위치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방중 의원단이 제출한 결과 보고서를 당 차원의 사드 대책 마련에 활용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