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연합조보 사설, 엘리트 탈북과 북한 체재 위기 짚어

싱가포르 유력 일간지 연합조보(聯合早報)가 최근 잇따르는 북한 엘리트 계층의 탈북을 김정은 정권이 직면한 위협으로 해석한 사설을 게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신문은 최근 '빈발하는 탈북사건, 김정은 정권 위협' 제하 사설에서 중국 소재 북한식당 종업원, 북한군 장성급 인사와 외교관리, 홍콩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던 18살 수학영재 등의 탈북 및 망명신청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설은 "이런 소식은 확인이 불가능한 데다 탈북자 안전상 공개도 어렵지만, 빈발하는 탈북사건은 북한의 일반 주민부터 엘리트 계층에까지 사회제도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고조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김정은 정권이 받는 내부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논평했다.

신문은 이어 북한식당 여종업원 집단 이탈 이후 북한 당국이 책임자를 공개 처형하고 귀순자 가족에게 사상교육을 했지만, 이런 강압수단으로도 탈북을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이 북·중 국경지대 경비를 강화해 일반 주민 탈북이 줄었지만, 엘리트 계층의 탈북 현상은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이어 "엘리트 계층의 이탈은 장차 북한 발전에 기여할 영재 유실"이라며 "이런 위기에 직면한 김정은이 더 강력한 압제와 숙청을 가한다면 의외의 사건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 우려되는 점"이라고 썼다.

지난 2일자 연합조보 사설은 또 "엘리트 계층이 '자신이 타고 있는 배를 버리는'(棄船) 현상이 북한의 해외인원(해외파견 인력) 이탈 도미노를 촉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사설은 끝으로 "고압적 강권 통치하의 북한 주민이 김 씨 정권에 대한 신망을 버리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도 강화되는 상황"이라며 "김정은은 장기적인 경제침체와 민생곤란을 해결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다.

사실상 위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고 봐야 한다"고 썼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