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단일' TK 주호영, '친박 지지' 호남 이정현, '조직 우세' PK 이주영
수도권 출신 한선교 다크호스…'오더 투표' 논란, 현장 표심에 영향줄까
女 최고위원도 이은재 vs 최연혜, 비박·친박 계파 대리전 양상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8일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안갯속 판세가 전개되고 있다.

최대 하이라이트로 주목받는 당 대표 경선은 이정현·이주영·주호영·한선교(기호순) 후보의 4파전으로 치러진다.

일단 선거운동 초반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에 호남 출신인 이정현 후보가 다소 앞선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범친박계로 분류되면서 계파 중립을 선언한 부산·경남(PK) 출신 이주영 후보도 전대를 일찌감치 준비한 덕에 조직 동원력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전대에 가장 늦게 뛰어들었지만 비박(비박근혜)계의 후보 단일화를 거치며 '원톱'에 나선 대구·경북(TK) 출신 주호영 후보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수도권 출신에 대중적 지명도를 어느 정도 갖춘 한선교 후보 역시 '다크호스'로 꼽힌다.

승부는 사실상 전날 치러진 전국 선거인단 투표에서 갈린 상태다.

6만9천817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9일 전대 현장의 대의원 투표는 약 9천100명이다.

일단 새누리당 핵심 지지기반인 TK에서 1만9천326명이 투표에 참여, 전체 투표 선거인단의 27.7%를 차지한 게 눈길을 끈다.

TK 표심은 이 지역 출신인 주호영 후보에게 기울지 않았겠냐는 전망과 친박 성향이 짙은 지역의 특성상 이정현 후보의 득표력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는 반론이 있다.

1만6천589명(23.8%)이 투표한 PK에선 이 지역 출신 이주영 후보가 우세했다는 관측과 김무성 전 대표의 지지를 업은 주호영 후보도 선전했다는 관측이 교차한다.

최대 관건은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한 영남권에 이어 투표수가 많은 수도권(2만1천37표, 30.1%) 표심의 향배다.

수도권에 기반을 둔 한선교 후보가 유리할 듯 보이지만, 이정현·이주영·주호영 후보에게도 표가 분산됐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선거인단 투표에 각 후보 진영이 '아전인수' 격의 해석을 내놓는 가운데 막판에 불거진 '오더 투표' 논란이 잠실체육관 현장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계파 수장의 오더(order·지시)를 받은 지역구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선거인단에 특정 후보 지지를 종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이주영·한선교 후보 측은 여러 정황을 들어 친박계는 이정현 후보로, 비박계는 주호영 후보로 오더 투표가 이뤄졌다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서청원·최경환 등 친박계 핵심 의원이나 김 전 대표 등 비박계 대권 주자가 측근을 통해 각각 이정현·주호영 후보를 민다는 게 이주영·한선교 후보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주호영 후보는 YTN 라디오에서 "친박계는 '누구를 찍으라'고 하면 거부하지 못하고 찍는 속성이 있다"며 친박계만 오더 투표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비박계는 '친박이 아닌 사람'인데, 계파로서 체계를 가진 게 아니다"며 "비박에서 누구를 찍으면 좋겠다는 것은 호소이고, 개혁 동참 요청"이라고 했다.

이정현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가 오더한다, 주문한다 해서 들을 국민이 아니다"며 "저 스스로 (오더 투표를) 시도하지 않을 거고, 남이 시도한다고 해서 비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표 경선에 견줘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5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선거도 10명의 후보가 막판까지 전력투구하면서 2대 1의 경쟁률 속에 치러진다.

비박계 강석호 후보가 앞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친박계 조원진·이장우·함진규 후보와 중립 성향의 정용기 후보, 비박계 정문헌 후보가 각축 중이다.

친박계의 경우 최소 2명을 최고위원단에 당선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대전 출신의 이장우·정용기 후보에 표가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조원진·함진규 후보가 우위에 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원외(院外) 인사인 정문헌 후보가 뜻밖의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여성 몫의 최고위원은 비박계와 친박계가 각각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은재 최연혜 후보의 각축이 치열해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고, 청년 최고위원은 유창수 후보와 이부형 후보의 양파전으로 승부가 난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