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보대사경선, 여과애 부산 촬영 일방적 연기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국 배치에 반발하면서 한국에서 진행하려던 각종 한류 콘텐츠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5일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시 불산여유국은 이달 말께 부산과 제주에서 촬영하려던 '주강홍보대사경선' 프로그램을 취소한다고 최근 통보해왔다.

부산관광공사는 지난달 8일 중국 광저우에서 불산여유국과 불산방송국 프로그램인 '주강홍보대사경선'을 부산에서 촬영하기로 업무협약을 했다.

부산관광공사와 불산여유국은 당초 미인대회 성격의 친환경홍보대사 선발대회인 '주강홍보대사경선'을 부산과 제주 등지에서 촬영하면서 오는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원아시아페스티벌을 소개하고 관광객 유치에 협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측으로부터 해외촬영분을 취소하고 중국 내 촬영으로 대체하기로 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부산관광공사는 또 다음 달 중으로 중국판 '우리 결혼했어요' 프로그램인 '여과애'(如果愛)를 부산에서 촬영하기로 하고 이달 초 후베이TV의 담당 PD가 사전 촬영지 점검차 부산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이 역시 무기 연기됐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한류 콘텐츠와 관련한 정부의 제재 지침에 따라 한국 내 촬영계획을 일부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며 촬영 연기를 통보해왔다.

중국 측은 정부 지침으로 한류 배우가 출연하기로 한 당초 계획을 바꿔 중국 배우로 출연진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한류 프로그램 제작을 앞두고 갑자기 중국 측에서 일정 변경과 연기 등을 통보해왔다"며 "공식 문서로 연기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가 차원의 한류콘텐츠 제재 지침에 따라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부산관광공사는 그러나 올해 예정된 중국인 크루즈 관광이나 의료관광 등 개별 관광프로그램은 당장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크루즈 관광은 연초에 방문횟수나 관광객 규모 등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 중간에 이를 바꾸기 힘들고, 의료관광이나 인센티브관광도 민간단위로 추진돼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중간 긴장상태가 심화하거나 장기화할 경우 한류콘텐츠 분야 교류에 이어 민간 차원의 관광 프로그램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상황변화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joseph@yna.co.kr